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 결산
전문가들 다양한 제안
"지역 역사 스토리텔링
문화공동체 발굴 연계"

제1회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이 지난 18일에서 21일까지 김해서부문화센터에서 열렸다.

행사는 무리 없이 치러냈지만, 앞으로 어떻게 우리나라 유일 국제아동극축제로 계속 성장·발전할 것이냐를 두고 행사를 준비한 김해시와 극단 이루마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행사 기간 이틀에 걸쳐 축제 발전 방안에 대한 학술포럼과 세미나를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은 김해 극단 이루마가 지난해까지 13회 진행한 김해아동극페스티벌을 기반으로 했다. 지원금이나 보조금 없이 자체적으로 벌인 사업이라 힘겨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이어왔다. 김해시가 이를 국제적인 축제로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올해 시 지원으로 첫 행사가 이뤄졌다.

앞으로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이 한국은 물론 세계에 내놓을 만한 축제가 되고자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지점을 세미나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 지난 18~21일 열린 제1회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로 가득한 모습.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

◇정체성·방향성 명확해야 = 축제 기간 '지역 가족축제의 방향성과 시민적 고찰'이란 주제로 진행된 학술포럼에서 외국 유명 연극제 참가 경험이 많은 극단 맥 이정남 대표는 다양한 작품 이전에 정체성과 방향성이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해 지역 전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페스티벌을 운영해야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는 가야 문화를 꽃피울 당시 철을 외국에 수출하기도 했고, 외국인 허 왕후가 먼바다를 거쳐 닿았다는 상징이 있다. 가야의 역사를 토대로 스토리텔링을 해서 그것을 아동극화하는 작업도 병행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는 김해가 한국 아동극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국 극단과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 극장 관계자들도 같이 참가하면 좋겠다. 외국 극장 관계자들이 와서 공연을 사간다는 인식이 확산한다면 굉장히 이른 시일 안에 좋은 국제 페스티벌로 성장할 것이다."

◇지역공동체 중심 가족 축제로 = 아동 청소년 연극 전문 공연 단체인 극단 파랑새 임홍석 대표는 지역 문화 공동체 활성화가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되는 기본 조건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유명한 일본의 이다 인형극 축제를 예로 들었다. 1979년 시작한 이 축제는 1998년 20회로 끝날 위기에 처했지만, 지역민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재까지 훌륭한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 축제에서 관심 있게 본 것은 조그만 읍면에서 만들어진 아마추어팀들이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구성이 다양한데, 공연이 끝나면 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공연의 관객이 된다. 이렇게 작은 도시가 인형극 열기로 북적인다."

이런 맥락에서 임 대표는 소규모 지역문화공동체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 공동체가 각기 자기만의 작은 축제를 만들고, 이 작은 축제로 아이들과 만나고 하면서 지역민이 축제의 주인이 되면 지역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평가와 피드백을 잘해야 = 경남연극협회 정현수 자문위원(경남도민일보 부장)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평가가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피드백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먼저 언론, SNS 등 보도와 홍보 내역을 집계해 보고 이벤트 참여자와 축제 기간 다녀간 관광객 수도 집계되어야 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관광객 소비로 말미암은 상권의 매출도 집계된다면 축제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극단 이루마는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을 두고 '대한민국 최고의 가족 축제를 지향'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명성이 높았던 거창과 밀양에서의 연극 축제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 사이 지역에 또 하나 명품 연극 축제가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