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상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김경영(더불어민주당·비례) 도의원이 주최한 '경남예술인 복지증진을 위한 조례 제정 토론회'가 열리기 전 상황. 도의회 직원 몇몇이 모여 골똘히 애를 쓰는 모습을 보았다. 무슨 일로 저렇게 진지하게 고민을 하나 궁금했는데 마침 이들 대화가 들렸다.

듣자하니 대회의실 앞쪽에, 토론회 참석자 자리 앞에 단상을 놓을지가 이들 고민거리였다. 팽팽하게 의견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엔 왜 이런 일로 저렇게도 진지할까 싶었다. 그러다 점점 이들 논의에 빠져들었다. 돌려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탄했다. 단상을 놓는 일이 나 같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일로 비칠지 모르지만, 사소한 것 하나라도 깊은 고민과 토론을 통해 각자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하는 지난한 과정이 전체 토론회의 격을 높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6일 도의회에 또 들를 일이 생겼다. 문화예술진흥원장 후보자 인사 검증 자리. 6년 만에 치른 경남도 출자·출연 기관장 인사청문회여서 관심이 크게 쏠렸다.

이날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후보자에게 쏟아진 질문이 아니라 한 의원이 준비한 도표였다. 큼직한 폼 보드에 후보자 경력 사항을 꼼꼼하게 정리한 것이었는데, 국정감사에서만 보던 준비물이라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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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검증 시간에 도덕성 검증 시간에 던져야 할 질문을 해서 난감하기는 했지만, 인사청문회를 정말 꼼꼼하게 준비했구나 싶어 놀랐다.

경남예술인 복지증진 조례나 인사청문회에 기대가 커서였는지, 이들 자리가 끝나고서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도 이면에는 이렇듯 진지한 태도와 꼼꼼한 준비가 있었음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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