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여 명 거주하는 창원 내서지역공동체
"무상급식 중단사태 등 여론 중심축 역할"

"푸른내서주민회 정체성에는 중앙집권에 저항하는 지방자치 정신이 녹아 있다."

7만여 명이 거주하는 창원 내서지역 주민자치를 일궈온 '푸른내서주민회'가 스무 살이 됐다. 푸른내서주민회는 지난 26일 오후 6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농협 하나로마트 강당에서 '푸른내서 또 다른 20년을 준비하며'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과거 활동을 돌아보고 발전 방안 등을 모색했다.

창원지역 서쪽 끝자락 내서읍은 4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자연마을과 아파트촌이 어우러진 곳이다. 남해고속도로 내서나들목과 국도 5호선이 지나가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1998년 10월 25일 창립한 푸른내서주민회는 지난 20년간 생활정치·주민자치를 구현해왔다. 교육활동을 하고 문화행사를 열어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등 내서지역 발전을 이끌어왔다.

이민희 주민회장은 "풀뿌리 공동체운동이 미미했던 경남지역에서 20년이라는 세월을 굳건히 지켜온 푸른내서주민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400여 명의 회원이 동화읽는 어른모임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푸른내서문화제 개최·알뜰장터 개장·광려천 청소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진보 성향의 정치색이 짙어 보수 성향의 주민과 협력적 관계를 만들지 못한 한계도 지적됐다.

김태훈 작가는 '푸른내서주민회, 향후 20년에 대한 제언'에서 주민회의 정체성은 3·15의거, 부마민주항쟁, 6월 민주항쟁 등 마산 민주화운동에 닿는다고 해석했다. 김 작가는 "주민회의 정체성에는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주의와 중앙집권에 저항하는 지방자치 정신이 녹아 있다"며 "뿌리가 분명하면 지향 또한 선명해지는데, 푸른내서주민회는 내서라는 지역에서 민주와 자치의 가치를 실현하는 시민운동이다"고 규정했다.

그는 마산의 민주세력에 뿌리를 둔 주민회가 지역 여론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무력화에 정면으로 맞섰으며,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촛불집회 때도 지역 여론을 모아내고 실천을 이끌어내는 중심축으로 기능했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주민회 존재를 내서지역에서 직관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 솔루션을 정비했으면 좋겠다"며 "엠블럼·서체·깃발 디자인 등을 개발해 소속감·연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면 지역 공동체로서 훨씬 손에 잡히는 느낌이 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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