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있는 지방분권전도사
"상식 반할 땐 대드는 스타일"
소외된 사람·농업 분야 관심
소는 누가 키우는가. 예상원(자유한국당·밀양2·55) 의원이 키운다. 250여 마리나! 악수를 했더니, 손이 묵직하다. 덩치도 의회에서 가장 크다. 예 의원은 정치인인 동시에 축산인, 농업경영인이다. 그는 30년 가까이 고향 밀양에서 소를 키우고, 쌀농사를 지으며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 의원에게 소는 든든한 '빽'이다.
제11대 도의회도 개원한 지 어느덧 100여 일. 예 의원은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
"사실 우리 당을 위한다면야, 무조건 반대만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김경수 도정이 잘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야당이 야당다워야 하는데, 요즘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예 의원은 자신이 의협심은 그리 강하진 않지만, 이른바 사회 지도층임에도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땐 반사적으로 '대드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같은 당이었음에도 제10대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향해 "독재자!"라고 소리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치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고 했던가. 예 의원은 특유의 '시원시원함'과 '논리정연함'이 돋보이는 정치인이다. 지난 제357회 본회의 때도 김경수 지사와 일문일답을 주고받으며 '흥미·진지'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가 의회 모니터에 나타나면 기자들도 눈과 귀를 기울인다.
어떻게 정치에 입문하게 됐을까. 그는 고 김영삼·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 덕분이라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님을 참 존경했습니다. 금융실명제, 1991년 부활한 지방자치의 틀을 만들어 주신 분이시잖아요. 그분은 저를 모르셨지만, 국회의원 하실 때 부산에 가서 미약하나마 일을 돕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공부하게 됐고, 서른일곱 살 무렵, 기초의회라도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됐습니다. 비록 제가 한국당이지만, 다른 건 몰라도 노무현 대통령님은 자치와 분권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고, 선거제도를 돈 안 드는 구조로 개혁한 점은 정말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정치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예 의원은 200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선해 밀양시의회로 진출했다. 하지만, 기초의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더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광역의원으로 말을 갈아타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시의원으로 있을 때 문화재 관련 사안이 있었는데, 밀양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더라고요. 경남도를 움직여야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그때 도의원들을 만나면서 '국회는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광역의회에 가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깨달았습니다."
예 의원은 농업기술원 이전 문제에 관심이 많다. 경남도는 지난 2014년부터 현재 진주시 초전동에 자리한 농기원을 이반성면 일대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농기원을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의령이나 함안 쪽으로 옮기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도가 계획하고 있는 터가 애초부터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농기원 터로는 적절치 않을뿐더러, 인근에 산지와 산림환경연구원이 있어서 병해충 등에도 취약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