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설 일축…"내년 도민구단 첫 ACL 4강 진출 목표"

"전북 감독으로는 안 간다. 내년 시즌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진입이 목표다."

경남FC 김종부(사진) 감독이 24일 오후 함안 훈련장에서 기자를 만나 최근 근황과 내년 구상에 대해 일부 밝혔다.

김 감독은 최근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이 올 시즌 종료 후 중국 톈진취안젠 감독으로 옮겨가기로 하면서 새 전북 감독으로 자신이 언급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북은 내가 갈 자리가 아니다. 다른 검증된 훌륭한 지도자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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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 이적이 공식 발표된 뒤 김 감독은 경남 선수들에게 공개적으로 전북 감독으로 갈 생각이 없으며 그 이유로 "전북에 가면 무덤"이라고 말한 것이 밖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에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전북은) 나하고는 안 맞는 팀이다. 나는 다 망가진 팀에 와서 하나하나 만들고 고쳐가며 지금 여기까지 왔다. 아직은 완전히 만들어진 팀으로 리그를 치러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안 맞다고 하는 거다. 올해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ACL 가서 성적을 낸 다음, 그러니까 2~3년 후면 나도 만들어진 팀으로 리그를 이끌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다소 길게 설명했다.

최근 경남도는 내년 시즌도 김 감독과 함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재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감독은 1+1 계약으로 올 시즌 성과에 따라 내년 계약 여부가 결정되게 돼 있다. 이미 상위 스플릿 진출만으로도 내년 계약은 확실시되지만, 경남이 이처럼 리그가 끝나기도 전에 재계약 방침을 세운 것은 내년 ACL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감독에게 재계약에 관해 물었더니 "사람을 통해 그 얘기는 전해들었다"면서도 "아직 리그가 끝나지도 않았고 2위로 ACL에 나가겠다는 목표도 달성되지 않았는데 내 거취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내년에도 경남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내년 구상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나마 분명히 했다.

일부 경남 선수들의 이적설이 나도는 데 대한 얘기도 했다. "일부 선수는 이미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떠난 선수와 함께 가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올해 성적이 있으니 내년에는 팬이나 도민들 기대감이 더 높아질 터인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ACL에 대해 "시도민 구단이 리그 성적으로 ACL 본선에 진출하는 것은 우리나라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도 갓 승격한 팀이 그런 일을 해낸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경남 구단 역사에서도 의미 있는 한 획을 긋는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 꿈은 더 큰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ACL에 나간다면 4강에는 진출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이후 경남은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꿈을 이야기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존중받는 클럽, 선수들이 함께 뛰고 싶어 하는 클럽으로 성장할 기회라는 뜻이다.

선수 보강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지금 있는 선수만으로는 내년 시즌 운용에 어려움이 크다"며 "이미 박지수가 국가대표에 발탁된 사례가 있는 만큼 점차 경남에서도 대표선수가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데 선수 보강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여러 선수를 심중에 두고 점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내년 예산과 직결되는 문제라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과 함께 ACL 4강 진출'을 꿈꾸는 김 감독과 경남의 첫 시험대는 28일 오후 4시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울산현대와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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