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우 교수님, 학문은 실천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늘 가르쳐 주셨지요. 그런 교수님의 가르침이 현실에 발을 딛지 않은 학문은 공상에 불과하다는 저의 생각을 만들어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 공직에 나아가는 교수님을 두고 '폴리페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교수님께서 교수님의 학문을 조금 더 완성하는 또 다른 연구의 하나로 공직에 나아가셨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껏 현실의 정치와 거리를 두지 않고 가까이에서 학문을 하셨겠지요.

김동연 당시 아주대학교 총장께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되었을 때 아주대 학생들이 '우리 총장님을 데려가지 말라'며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저와 다른 학생들도 같은 심정입니다. 언제나 넘치는 열정으로 강의해주시고 현실 속의 정치, 공공영역, 거버넌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발품 파시던 교수님을 잃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경남의 경제적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책적 전환과 혁신이 계속해서 미루어져 왔기 때문에, 교수님께서 나아가시는 경남발전연구원이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일로 도민들의 신뢰와 멀어져 왔기 때문에 교수님께서 나아가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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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경남발전연구원이 다시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면, 정책적 전환과 혁신이 이루어지면, 경남의 경제적 상황이 나아지고 '지방정부' 시대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준비하신다면 다시 학교로 돌아오시겠지요? 그때까지 경남도민으로서, 정치학도로서 교수님께서 몸담으신 경남발전연구원을 지켜보겠습니다. 교수님의 제자로서 실천에서의 학문을 완성하시는 것을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학교에서 후학을 기르고 실천이 전제된 학문을 가르치시는 모습을 기다리겠습니다.

교수님, 교수님께 마지막 질문을 드립니다. 무릇 정치의 행위자와 제도 사이에 정치적 결과를 결정하는 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정치의 행위자가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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