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경영책임 물을 것"
작년 말 자본 총계 -471억
만기 입회금 반환도 못해
"회원권 가치 심하게 훼손"
약 100명 비상대책위 구성

경남지역 한 회원제 골프장 회원들이, 회사가 방만한 경영과 회원권 분양 남발 등으로 회원권 자산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반환시기가 지난 입회금조차 돌려주지 않는다고 성토하고 나서 주목된다.

함안군 칠원읍에 있는 18홀 규모 회원제 골프장 '레이크힐스 경남컨트리클럽(CC)'은 2006년 7월 개장해 12년 넘게 운영 중이다. 이곳 일부 회원은 지난 11일 첫 모임에 이어 22일 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비대위 참가 회원은 약 100명이다.

이들은 현재 이 골프장이 겉으로는 회원 중심을 내세운 '명품 골프장'을 강조해왔지만 알고 보니 만기 도래한 회원들 입회금조차 반환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악화했음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레이크힐스 경남CC는? = 윤진섭 회장이 이끄는 국내 최대 골프리조트전문기업인 레이크힐스는 경남CC를 포함해 국내외 5개 골프텔과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올해 초부터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순천CC는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4월 공개입찰로 ㈜골프존카운티에 팔렸고, 5월 말 회생절차가 끝났다.

회원제 골프장 회원권(입회금)은 골프장 건설 때 주택처럼 분양을 한다. 또한, 전세비처럼 계약 만기일이 돌아오거나 일정기간이 지나 회원이 입회금 반환을 요구하면 해당 회원이 냈던 입회금만큼 골프장 운영사가 반환해줘야 한다. 이 골프장 정회원 회원권(입회금)은 8000만 원에서 5억 원까지 이른다.

그런데 ㈜레이크힐스경남은 일부 회원에게 입회금 반환을 못 해 민사소송이 걸렸고, 일정 기간 내 차례대로 반환하라는 법원 판결을 못 지켜 몇 건의 형사소송까지 하게 됐다. 22일 비대위 임시총회 참석자 상당수도 곧 민사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자본잠식 등 경영 악화 = 이 회사 경영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는 지난 4월 13일 공시된 '2017년 감사보고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50억 원, 영업이익 -24억 원, 당기순이익 -65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상환 등으로 매출액보다 당기순손실이 더 큰 상황이다. 재무상황은 더 안 좋다. 자본금 35억 원인 이 회사의 작년 말 자본 총계는 -471억 원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부채 또한 1466억여 원에 이른다. 자산은 995억여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훌쩍 초과했다.

이 회계감사를 수행한 회계법인조차 이례적으로 회사 존속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정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내며 "(2017년) 회사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24억 6700만 원, 65만 5100만 원이 발생하는 등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2017년 12월 말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83억 3500만 원 초과하고 있다. 반환청구 후 미지급됐거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입회금(회원권) 부채와 금융기관 차입금 등 386억 6200만 원을 상환할 의무가 있다"며 "이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회사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재를 나타낸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업과정을 통해 자산을 회수할 수 없고 부채를 상환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정일회계법인은 "회사는 ㈜레이크힐스 순천 등 특수관계자에 대해 단기대여금 등 채권이 존재하며 동 채권의 회수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감사보고서에는 '레이크힐스 순천 외'에 빌려줘 못 받은 돈만 약 99억 원이라고 했다. 이 미수금 회수 가능성이 희박함을 지적한 것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이 골프장 회원 수는 정회원 523명(계좌)·주중회원 151명 등 674명이며, 입회금 총액은 794억 8700만 원에 이른다.

방수한 비대위 위원장은 "비대위는 현 경영진이 경영과정에서 불법·위법 행위를 했는지 따져보고, 만약 그런 행위가 있다면 법적 책임을 묻고서 회원 전체가 나서서 경영정상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민일보>는 레이크힐스 측의 견해를 듣고자 최근 바뀐 대표이사에게 전화·문자로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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