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계급 문양도 제거
법원·검찰 등 존치와 대조
"인사 제도에도 손대야"

경찰이 최근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탈피하고자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 경남지방경찰청은 조직문화 개선의 한 방법으로 경남청 내 역대 청장 사진, 23개 경찰서의 역대 서장 사진을 떼어냈다.

경남도청, 경남교육청, 창원지방법원, 창원지방검찰청 등 다른 기관들이 역대 기관장 사진을 '역사'라는 이유로 그대로 붙여놓은 것과 다른 모습이다.

경찰청은 지난 8월 초 조직 문화 개선 방법으로 전국 지방경찰청에 지방청장 사진 게시 방법 개선 계획을 알렸다. 강당이나 회의실에 걸어 놓은 역대 청장 사진을 내리고,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내용이었다. 경남경찰청도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직후 4층 대회의실에 걸려있던 역대 청장(관서장) 사진 78장을 뗐다.

▲ 8월 경남지방경찰청 회의실에 있던 역대 청장 사진을 떼는 모습. /경남지방경찰청

이전까지 회의실 한쪽 벽면에는 1945년 1대 김국태 경남도 경찰국장부터 91년 장한민 49대 경찰국 국장, 1991년 박수영 초대 경남경찰청장부터 29대 원경환 청장까지 78명 사진이 채워져 있었다. 25일 오후 2시 경남청 4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경찰의 날(21일)' 기념 행사는 역대 청장 사진이 사라진 공간에서 진행된다.

김대정 경남청 경무계장은 "지방청뿐만 아니라 일선 경찰서도 다 서장 사진을 뗐다. 잠시 1년 지내는 역대 관서장 사진보다 30년 일하다 퇴직한 동료 사진을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회의실에 걸어두는 게 더 맞지 않나 하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청 내 복도, 집무실 입구에 부착된 지휘관 표지 계급장 문양도 사라졌다. 기존에는 청장, 부장 집무실 입구에 계급장이 있는 동판이 부착돼 있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 류근창 회장은 "이전에는 경무관 이상은 무궁화 큰 동판을 집무실 입구에 부착해뒀다. 권위주의 군사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이를 없앤 것이다. 여기에다 역대 청장 사진을 떼어낸 것도 매우 의미가 크다. 두 가지 다 권위주의를 내려놓고자 하는 노력이다"며 "시민은 경찰관을 계급으로 보지 않는다. 앞으로 권위주의를 더 제거하려면 경찰 내부 인사 제도, 복지, 계급적 차별에도 손을 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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