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설립 정치활동 재개
선호도 조사 하위권 면치 못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재기와 보수진영 재집권 등을 겨냥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이 여전한데 너무 이르다. 자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하지만, 홍 전 대표는 외려 보란듯이 연일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리는가 하면 싱크탱크 '프리덤코리아' 설립과 유튜브 방송 진행 등을 예고하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최근 홍 전 대표 주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 또한 '피해자'라는 억울함과 분개다. 그는 23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선·지선 두 번의 큰 선거를 치르면서 참으로 곤욕을 치렀다. 내가 리더십이 부족한 잘못이 있지만…"이라고 반성을 내비치면서도 당 국회의원들의 소극적인 지원과 자신을 대선 팻감으로 쓰고 버리려 했던 일부 세력의 농간, 반대 진영의 막말 프레임 동조 등을 동시에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상대방은 보수 궤멸, 50년 집권 운운하는데 우리는 웅덩이 속 올챙이처럼 뒤엉켜 오글거리는 형국이다. 그래서 나는 재집권을 위한 한국 보수·우파 싱크탱크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보수·우파의 절박감을 풀어주고 보수·우파가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하는 게 프리덤코리아의 국민운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미 관심은 역시 내년 초로 예정된 한국당 대표선거 출마 여부다. 전망은 엇갈린다. 홍 전 대표가 23일 "언론이 팩트보다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보도한다"고 불만을 표한 게 일부 언론의 '전대 불출마설'을 반박한 것이라는 시선이 있는 한편 현재 당 분위기나 당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출마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인 전원책 변호사는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진두지휘하는 선거에서 패배하고 곧장 복귀하는 게 홍 전 대표를 아끼는 입장에서 답답하다"며 "그의 정치 이력에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큰 그릇이라면 빠질 거다. 끝까지 고집하면 스스로 무덤 파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인사도 "당내에 반감이 적지 않은데 홍 전 대표만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지금 당에 시급한 건 대안이 될 만한 존재감 있는 유력 대선주자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 여론도 그렇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차기 대권과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향신문·한국리서치가 지난 2~4일 진행한 '차기 대선 범야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홍 전 대표는 2.6%를 얻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12.5%)-황교안 전 국무총리(9.4%)-오세훈 전 서울시장(8.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5.6%) 등에 크게 뒤진 6위를 기록했다. 보수층 지지도 또한 다르지 않아서 홍 전 대표(4.5%)는 황교안(26.6%)-오세훈(13.1%)-유승민(8.4%)-안철수(6.0%) 등에 이은 6위에 그쳤다.

주간조선·입소스주식회사가 5~10일 진행한 조사도 마찬가지다. 홍 전 대표는 2.5% 지지율로 유승민(14.4%)-황교안(10.7%)-안철수(6.5%)-오세훈(5.8%) 등에 밀렸다.

과거에는 전체 계층은 몰라도 최소한 보수층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그조차 위태해진 지경에 이른 것이다.

물론 여론조사 따위에 일희일비할 홍 전 대표가 아니다. 홍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상대방들이 합작해 만드는 프레임에 흔들리거나 대꾸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만든 프레임으로 정치를 하지 상대방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대지 않는다"며 "성인군자도 정치를 하면 모함과 질시를 받는다. 그러나 거기에 함몰되면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이 위축되기 때문에 괘념치 않는다. 그야말로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말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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