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계좌 쓰고 개인차량 주유까지
교육청 감사결과 명단 공개
오늘 교육부 종합대책 발표

감사에 적발된 경남지역 사립유치원 명단과 그 내용이 공개됐다. 경남도교육청이 누리집에 공개한 2016년 특정감사 결과를 보면 비리 유형은 천태만상이다.

매년 10개 안팎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정기종합감사를 해왔던 도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과 처우개선비 지급 등 국가 지원 확대로 사립유치원 책무성이 강화됨에 따라 2016년 사립유치원 회계 전반을 들여다보는 특정감사를 했다.

특정감사는 종합감사(10학급 이상)에 포함되지 않는 9학급 이하, 2014학년도 수업료 과다 인상, 원장(설립자) 가족이 직원으로 근무하는 유치원 등을 뽑아 모두 21곳(창원 7곳·김해 5곳·양산 4곳·진주 2곳·거제 2곳·거창 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감사 결과 현장에서 바로 조치한 21건을 포함해 21개 유치원에서 총 89건이 지적됐다. 도교육청은 33명(징계 8명·경고 20명·주의 5명)을 신분상 처분했다.

창원의 한 유치원 원장은 2015학년도 입학생 입학 경비와 재원생 수익자 부담경비를 별도로 관리하고자 원감에게 개인계좌를 개설토록 했다. 또 가정통신문에 교재비·현장학습비 등을 개인 계좌로 입금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유치원 원감은 이를 유치원회계에 세입처리 않고 153회에 걸쳐 현금 1억 4800여만 원을 찾아 원장에게 전달했다.

특히 근로계약서도 없이 관리실장에게 월 250만 원을 지급하다 감사를 준비하면서 주 3~4일 근무한 것으로 출근부를 임의 작성했다가 적발됐다. 도교육청은 유치원 세입금 횡령 등 7건에 대해 이 유치원 원장 해임, 원감 견책 처분을 내렸지만, 유치원 측은 소송을 해 견책과 경고로 낮췄다.

김해 한 유치원 원장은 자신이 대표자로 돼 있는 어린이집 원아 수가 줄자 유치원 회계에서 아무런 증빙서류 없이 어린이집 계좌로 총 16회에 걸쳐 1170여만 원을 이체해 사용했다. 또 개인차량 유류비로 760만 원, 개인 물품 구입비로 1697만 원을 썼다. 원장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특정감사에서 지적 건수(10건)가 가장 많은 창원 한 유치원은 경영자에게 1억 2225만 원 인건비를 부당 지출하고, 담임이 아닌 교사에게 담임 수당 396만 원을 지출했다. 도교육청은 원장에게 정직, 설립자에게 경고 처분했다.

허술한 법망을 이용한 횡령·부당지출 사례가 있는가 하면 '몰라서' 부당 사용한 사례도 많다. 다수 유치원이 관례로 유치원회계에서 사립유치원연합회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개인차량 유류비·수리비 사용도 비일비재했다. 유치원 회계에서 한 번에 100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현금으로 찾아 증빙서류도 없이 유치원 경비로 쓴 사례도 허다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 회계 관리 부실을 개선하고자 행정 매뉴얼을 제작해 2016년부터 지금까지 도내 전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127회 연수·간담회·컨설팅을 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 실명을 게시했다. 이는 사립유치원 비리에 학부모 공분이 들끓자 교육부가 25일까지 전국 시·도교육청 누리집에 감사 결과를 공개토록 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감사 결과는 도교육청 누리집(부서별·관련기관→감사관→감사자료 공개방)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25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또 도교육청은 공립 유치원 증설 방안 등을 담은 자체 종합대책을 29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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