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소화불량
원인 질환없이 증상 나타나
식습관·스트레스 등 영향 끼쳐
헬리코박터균 감염 연관성도
 

늘 소화가 안 된다며 소화제를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내시경 검사 등에서도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지만 종종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무슨 일일까?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윤건중(사진) 과장의 도움말로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알아본다.

◇소화불량이란

소화불량은 단순히 속이 더부룩한 것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위와 십이지장 등 상부 위장관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소화기 증상을 포함하는 말이다.

소화불량은 소화성궤양이나 위암과 같은 기질성 소화불량과 내시경 검사 등에서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 않는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나뉜다.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윤건중 과장. /이원정 기자

보통 소화불량이라고 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뜻한다.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구토, 더부룩함, 속쓰림, 조기 포만감, 부글거림과 같은 여러 가지 위장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다.

윤 과장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식후 포만감, 식욕부진, 복부 팽만감, 상복부 불쾌감, 위산 역류 등의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생길 수 있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수주간 증상이 없다가 수주 내지 수개월 동안 증상이 다시 지속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전 세계적으로 10~30% 정도로 보고되며, 위 식도 역류 질환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소화불량증은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기 쉽다. 간단하게 소화제를 복용하는 등 굳이 병원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며칠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을 때 모두 "원인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기타 암성 질환에서도 초기에는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해 위내시경 검사 또는 복부CT 등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 주의를 기울이고 병원을 찾아야 할까.

윤 과장은 "체중이 감소하거나, 구토가 잦거나, 삼킴 곤란이 생기거나, 위장관 출혈 증상이 있거나, 빈혈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야 한다. 또 위암 등 질환 가족력이 있어도 꼭 검사 해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원인

'궤양과 같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면 자칫 '신경성 아니야?'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신체 기능에는 아무 문제 없으면서 단지 정신적인 이유로 소화가 안되는 듯 느끼는 게 아니냐는 것. 하지만 소화불량은 단지 '생각'이나 '기분상'의 문제가 아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에서는 여러 가지 위 운동 이상이나 내장감각능의 변화 등이 관찰된다.

기능성 소화불량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는 어렵다. 위 감각, 운동, 흡수기능 장애, 과거 위장관 감염,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

윤 과장은 "먼저 정신·사회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불안이나 우울감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들에서는 불안장애가 흔히 발견된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와 연관된 중요한 정신적 요소는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래서 평소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극복하지 못하거나 성격이 예민한 사람들은 기능성 소화불량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위산에 대한 과민성이나 위 배출능의 장애가 원인일 수도 있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식이나 불규칙한 식생활도 기능성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불규칙한 식사, 폭식, 과식, 과도하게 기름지거나 찬 음식, 패스트푸드 등 부적절한 식사나 담배, 술, 커피와 같은 자극적인 기호식품이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

◇종류와 치료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크게 '식후 불편감 증후군(PDS·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과 '명치 통증 증후군(EPS·epigastric pain syndrome)'으로 나눈다.

식후 불편감 증후군은 적어도 6개월 전에 시작해 지난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식후 더부룩함 또는 조기 만복감이 1주일에 3일 이상 있는 경우를 말한다.

명치 통증 증후군은 적어도 6개월 전에 시작돼 지난 3개월 이상 지속됐던 명치 통증 또는 명치 화끈거림 증상이 1주일에 하루 이상 있는 경우이다.

소화불량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먼저 문진을 통해 증상을 확인하게 된다. 또 위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기질적 원인이 있는지 파악한다. 여기서 특별한 이상소견을 발견하지 못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보고 치료를 하게 된다.

식후 불편감 증후군 치료는 위장관 운동촉진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명치 통증 증후군은 위산 분비 억제제를 권유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이를 혼용해 사용한다. 이러한 약제에 반응이 없으면 삼환계 항우울제 등의 신경정신과 약제도 고려할 수 있다.

윤 과장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은 위장관 운동촉진제, 위산분비억제제, 소화효소제, 변비약, 설사약 등이 이용된다"며 "하지만 원인 질환이 없이 발생하는 기능성 소화장애로 판명되면 일상에서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 복용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식이 습관 및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식이 습관이 도움이 되고, 특별한 식이요법을 할 필요는 없지만, 적은 양의 음식을 자주 먹고, 복부 팽만감을 유발하는 기름진 음식이나 술, 담배, 카페인, 탄산 음료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우리 체내 순환을 좋게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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