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재단 5000만 원 지원 등 치료비 모금운동

2명이 죽고 8명이 다친 김해시 서상동 원룸 건물 화재사고와 관련해 위독한 고려인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발적 시민모금운동이 잇따르고 있다.

모금운동은 타국에서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생사를 오가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김해생명나눔재단은 지난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위중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 긴급치료비 5000만 원 지원을 결정했다. 나머지 부족한 치료비용은 90~100일간 시민모금 운동을 전개해 해결할 계획이다. 또한, 아이들의 치료가 늦춰지지 않도록 치료 중인 병원에 긴급지원 결정 공문도 보냈다. 치료비 후원계좌는 농협(301-0202-1006-61), 예금주는 생명나눔재단이다.

김해시도 이날 긴급회의를 개최해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우선 부상자 치료비를 위해 전직원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긴급복지 지원법에 따라 1인당 병원치료비를 1회 300만 원씩 최대 6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생계비도 117만 원씩 최대 6회에 걸쳐 지원한다. 경남교육청과 외국인 아이들이 다녔던 김해지역 교회 등도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해생명나눔재단 관계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선조의 고국에 왔다가 화재로 생명의 위협에 처한 아이들을 지역사회가 함께 마음을 모아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모금운동에 많은 시민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부부는 4살·12살 아들, 14살 딸과 방 2개짜리 원룸에서 함께 지내왔다. 이 집에는 3남매의 이모와 13살 아들도 함께 살고 있었다. 30대인 이들 부부(아버지 39세, 어머니 38세)는 지난 2016년 7월 취업비자로 한국에 와 김해시 주촌과 진영 중소기업에서 일해왔다.

지난 20일 화재로 4살 아들과 14살 딸이 숨지고, 두 아이도 위독하다. 아이들은 부모가 저녁 반찬거리를 사려고 집을 비운 틈에 불이 나 변을 당했다. 남매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다가 이국에서 채 꿈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저세상으로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숨진 남매의 발인식이 23일 오전 김해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식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던 부모는 남매의 시신이 차량으로 운구되자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남매의 시신은 김해추모의공원으로 옮겨 화장했다. 부모들은 유골함을 병원에 잠시 안치하고, 화재로 위독한 다른 두 아이의 상태를 지켜본 뒤 고국으로 옮겨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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