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초·마산고 보행로 공사로
등하교 시간 사람-차량 뒤엉켜
"안전사고 위험…대책 마련을"

창원시 완월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보행로 개선 공사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학생들이 차로를 이용해 등하교하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은 지난 1일부터 완월동 심온길 스쿨존 보행로 230m 구간을 폭 1m에서 2m로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완월초교 뒤편 심온길은 마산고등학교와 마산중학교로 연결돼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현재 완월초교 뒤편 심온길 시작 지점에서 마산고 정문까지 150m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마산합포구청은 수능시험일인 11월 15일 이전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12월 안으로 마산고 정문에서 마산중을 잇는 보행로 80m 폭도 넓힐 계획이다.

문제는 공사 기간 보행로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오후 4시 30분께 현장을 확인하니 교통안전 지도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학생 등 보행자들이 모두 차로로 걷고 있었다. 이동 차량은 속도를 낮춰 보행자 사이로 지나가는데, 보행자도 차량도 서로가 알아서 피해야 했다. 기존에 있던 담을 허문 상태여서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도 있었다.

▲ 2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 심온길 스쿨존 보행로 개선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학생들이 차도로 걷고 있다. /류민기 기자

23일 오전 8시께 등교 시간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심온길 시작 지점에서는 학생들이 도로 우측에 붙어 일렬로 걷고 있었다. 도로 양편에서 오는 차량은 가다 서다를 반복했으며, 차량이 교행할 때는 차로가 꽉 차 학생들이 차량과 부딪혀가며 걸어야 했다. 마산고 정문에서는 교사 2명이 "한줄로"를 외치며 교통안전 지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때때로 차량에 막힌 학생들도 있었고, 보행자와 운전자가 알아서 잘 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학생·주민들은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마산중에 다니는 한 학생은 "도로 양편에 붙어서 걷지만 차량이 지나갈 때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관리도 하지 않는다"며 "씽하며 차량이 바로 옆으로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깜짝 놀랐다. 학교에서는 공사 중이기에 조심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알아서 잘 다녀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심대현 마산고 인성안전부장은 "오래전부터 보행로를 확장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번에 개선 공사를 하는 건 잘된 거 같다. 공사가 끝나면 보행자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공사하는 과정에서 교통안전 지도가 안 되는 건 아쉽다. 시공사가 하든지 경찰이나 구청에서 해야 하는데 누구도 하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심온길 입구 교차로에서 차량 통제를 했지만 권한이 없어서인지 운전자들이 무시하고 욕하기도 했다. 사고 위험도 있어서 지금은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공사 기간만이라도 등하교 시간에 차량이 일방통행하게 해주면 좋겠다. 그게 어렵다면 경찰이 됐든 구청이 됐든 교통안전 지도를 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