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은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상이다. 책은 2001년도 수상작을 모아 작품집으로 낸 것이다. 대상을 받은 신경숙의 <부석사>(부제 국도에서), 기수상 조성기의 <그 섬에 가기 싫다>, 추천우수작 이승우의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등 6편이 실려있다.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부석사>다. <부석사>는 제각기 상처를 지닌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나’와 ‘남자’가 부석사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부석사로 가는 길도 모른채 지도 한 장만을 가지고 부석사를 향하지만 지도에도 없는 예기치 못한 벼랑을 만나 부석사에 닿지 못한다. 부석사의 이미지는 마치 육중한 두 바위가 포개져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에 바늘만한 미세한 틈을 두고 서로 떠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 ‘너와 나의 인간존재의 단절’을 나타내는 상징물처럼 와닿는다. 평론가 이어령씨는 신경숙의 작품에 대해 ‘단편적인 세계들이 서로 얽히고 부딪치면서 서사적 언어로는 기술하기 어려운 인간의 추상적 내면세계에 음향과 형태를 부여한다’고 평했다. 376쪽. 문학사상사.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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