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등 광역 사안 놓고김 지사-한국당 의원 팽팽

경남도뿐만 아니라 부산과 울산 더 나아가 대구·경북 지역과도 연계된 광역행정 사안을 놓고 김경수 지사와 자유한국당 의원들 간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23일 열린 경남도청 국정감사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공교롭게도 부산·대구·경북 출신이었다는 점이 이 같은 풍경을 연출해낸 것으로 보인다.

경북 김천 출신인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김 지사가 '남부내륙철도'를 '서부경남 KTX'로 명명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송 의원은 "남부내륙철도가 경남만 지나간다면 서부경남 KTX라 해도 상관없지만, 한반도의 남북을 관통하는 중요한 물류축의 하나인 점을 고려해 가칭 중부선 KTX 등으로 불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지사는 "지금 현재로서는 고속철도를 최대한 빨리 추진하는 게 관건이고 예타 면제에 주력하고 있으니 이게 확정되는 대로 국토 전체를 고려한 명칭을 국토부와 상의하겠다"고 답했다.

대구 출신인 윤재옥 의원은 최근 경·부·울이 '김해신공항 검증단'을 구성한 걸 언급하며 "새로운 동남권 공항 입지를 선정하려는 것 아니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김 지사는 "김해공항 확장이 동남권 관문 공항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 소음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지 등을 국토부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함"이라고 그동안 밝혀왔던 견해를 반복해서 언급했지만 추궁은 계속 이어졌다.

부산 출신 이진복 의원은 "안전 문제나 소음 문제 논의를 위해 검증단을 구성했다는 건 처음부터 잘못된 말이다. (가덕도로 신공항 입지를 옮기려는)오거돈 부산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부울경이 모인 것이고, 이러하니 대구와 경북은 함께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김 지사는 "신공항 문제가 다시 한 번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건 막아야 한다. 김해공항 안전·소음 문제는 제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다뤘던 사안이다. 이런 문제를 안은 채로 신공항을 그대로 추진하는 건 옳지 않다는 데 부산과 울산이 함께 협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재옥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항 문제를 고리로 (부울경이) 특정 지역을 고립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대구와 경북도 신공항 이용자이자 수요자인 걸 인지해야 한다. 오랜 기간 논의한 끝에 결론난 김해신공항을 뒤집으면 안 된다"며 부울경 단체장들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남 물 부산 공급' 문제도 또다시 언급됐다. 이진복 의원은 "부산은 경남 물을 끌어다 쓰려 하고 있고 경남은 도민 핑계로 곤란하다고 하고 있다. 김경수 지사의 공식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낙동강 원수는 동부경남 도민 180만 명도 이용하고 있다. 경남뿐 아니라 부산과 울산 모두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낙동강 물을 보완할 방안을 찾는 건 앞으로 부울경 광역단위 행정 차원에서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