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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탐하다]크래프트 비어

국경 초월한 수제맥주 인기...태국이 반한 '창원 익스프레스'
파견근무 중 가능성 읽고 현지 매장 연 안태영 씨 "고향 이름 땄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양조장의 매력은 다양성·지역성"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요즘 맥주 애호가만큼 행복한 이들이 또 있을까 싶다. 국내 맥주만 먹자니 심심했던 입맛을 자극하는 요소가 크게 늘어서다. 편의점만 들러도 수입 맥주 종류가 다양하다. 대형 할인점에 가면 선택 폭이 더 넓어진다. 가격은 또 어떤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수입 맥주를 네 캔 산다. 여기에, 수제 맥주가 방점을 찍는다. 소규모 맥주 양조장(크래프트 비어)에서 생산한 맥주(크래프트 비어, 한국에서는 보통 수제 맥주)는 참신함을 무기로 다양한 소비자 입맛을 소화한다. 전통 맥주 재료인 몰트(맥아)에 다양한 재료가 섞여 풍미가 새롭다.

최근 외국 수제 맥주를 다루는 전문 주류점이 꽤 생겼다. 이에 질세라, 국내 수제 맥주도 합세하면서 수제 맥주 인기가 크다. 보통 소규모 맥주 양조장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이들은 양조장 이름이나 생산하는 맥주 이름에 자신들이 둥지를 튼 지역명을 붙여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한다.

반대 경우도 있다. '창원 익스프레스' 대표인 창원 토박이 안태영(33) 씨는 수제 맥주로 태국에 고향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다음은 안 대표와 일문일답.

태국 방콕에 자리한 창원 익스프레스 자체 생산 맥주(위)와 안태영 대표의 모습. /안태영

- 수제 맥주 사업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함안 한 중공업회사에 다녔다. 세계 각지에 다니며 플랜트 영업을 하다 태국 법인으로 파견, 2년 동안 주재원으로 일했다."

- 어쩌다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도전했나?

"대학생 때 브루클린 브루어리(미국 유명 맥주 양조장) 옆에 살았는데, 여기는 오후 5~7시에 맥주를 싼값에 판다. 학생이라 돈이 없어 싸다는 이유로 곧잘 마셨는데, 점차 수제 맥주 맛과 문화에 빠졌다. 미국 수제 맥주 시장이 절정에 이르기에 아시아 시장 가능성을 읽었다. 태국에 있으면서, 방콕에 수제맥줏집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에 이때라고 판단했다."

- 수제 맥주 매력은 무엇인가?

"다양성과 지역성. 수제 맥주 양조장은 최소 10종 이상 맥주를 소량 생산한다. 맥주마다 다른 맛이 나고, 계절마다 다른 재료를 쓰는 등 다양성이 돋보인다. 보통 수제 맥주 양조장은 규모가 작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그 까닭에 지역 생산물을 재료로 쓰거나, 지역행사를 지원하면서 지역 공동체가 결속하는 데 한몫을 한다. 대기업 생산 맥주와 차별된 문화다. 만약 NC 다이노스가 한국 시리즈 우승을 한다면, 그해 북면 단감으로 우승 축하 단감맥주를 만들고 싶다."

태국 방콕에 자리한 창원 익스프레스 자체 생산 맥주(위)와 안태영 대표의 모습. /안태영

- 창원 익스프레스라고 이름을 지은 까닭은?

"외국에 나가면 아무리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을 만나도 부산은 알고, 창원은 모른다. 주변 일본 친구들이 오사카, 나가노 등 고향 이름을 딴 가게를 자랑스럽게 여는 모습을 보고 결심했다. 덧붙여 영화 <중경삼림> 영어 제목이 '청킹 익스프레스'인데, 청킹 발음이 창원과 비슷한 데 착안해 창원 익스프레스라고 지었다. 태국식으로 창원을 읽으면 '달콤한 코끼리'라는 뜻이라, 현지인 반응이 좋다."

- 점포는 몇 군데 운영하나?

"태국에 두 군데 매장이 있다. 자체 생산 맥주는 태국 전역에 유통한다. 싱가포르, 라오스 등 주변 나라에서도 가끔 주문이 온다."

-자체 생산 맥주 이름이 '아속 페일 에일'과 '차오 프라야 스타우트'다. 두 맥주 맛과 특징이 궁금하다.

"1호점이 자리한 '아속' 지역은 방콕 중심가라서 교통 체증이 엄청나다. 귤향 나는 쌉싸래한 '아속 페일 에일'로 체증을 날리자는 뜻이다.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 프라야 강은 동남아 토양 특성상 갈색을 띤다. 흑맥주 색과 비슷한 데 착안, '차오 프라야 스타우트' 이름에 썼다. 스타우트는 커피와 초콜릿 향이 난다."

- 한국에서도 수제 맥주 인기가 높다. 현재 태국 수제 맥주 시장 흐름이나, 한국 시장과의 차이가 궁금하다.

"태국은 아시아 맥주 소비국 4위다. 더운 날씨 탓에 맥주에 얼음을 넣어 곧잘 마신다. 3년 전 활성화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한다. 아세안 자유무역 협정으로 동남아 전체가 하나의 시장으로 뭉치고 있어 태국 시장을 발판으로 주변국 진출이 쉽다. 다만, 태국은 소규모 맥주 양조 규제가 있다. 그 까닭에 우리 맥주도 경기도 남양주에서 생산한다. 한국은 소규모 맥주 양조 규제가 풀린 이후 점차 성장하고 있다. 태국은 시장 성장이 한국에 비해 더디지만 맥주 소비량만큼은 훨씬 높아 규제만 풀린다면 수제 맥주 강국이 될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 한국 수제 맥주 시장에 도전할 의향은 없나?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창원에 생산기지를 만들고 싶다. 우리가 보유한 동남아 시장 경로를 통해 창원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와 막걸리를 널리 퍼트리고 싶다. 최종 목표는 창원으로 돌아가 지역을 대표하는 100년 양조장을 만드는 일이다. 창원에서 나는 재료로 창원 청년이 만든 맥주, 멋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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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