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 채용 비율 11.4%
금융공공기관 중 가장 낮아
장애인 의무고용률도 위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역인재·장애인 채용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더불어민주당·성남 분당 을)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은행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1.4%로 금융 공공기관 중 가장 낮았다.

금융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의 전체 평균은 27.1% 수준이다.

산업은행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지난 4년 내내 27.1%에 못 미쳤다. 2014년 산업은행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20%였다. 이듬해 12.6%로 뚝 떨어졌다. 2016년에는 다시 23%로 올랐다가 지난해 11.4%로 급감했다.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신규채용 인원 중 지역인재를 35% 채용하도록 힘써야 한다. 산업은행은 기획재정부(91.62%)·국토교통부(7.68%)·해양수산부(0.7%)가 지분을 가진 공공기관이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이 지역인재를 채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 취업박람회를 10회 개최했다. 지역 개최는 6회에 불과했다. 지역 편중도 심했다.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매년 지역 6곳(부산·대구·대전·청주·전주·광주)에서 고정적으로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강원권에서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지역에 본사를 둔 금융 공공기관이 상대적으로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높았다. 신용보증기금이 38.2%로 가장 높았고 주택금융공사(37.0%), 예탁결제원(35.6%), 자산관리공사 (34.6%) 순이었다. 반면 서울에 본사를 두는 수출입은행(24.2%), 중소기업은행(24.2%), 예금보험공사(14.3%)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금융권 취직을 준비 중인 도내 한 대학생(27)은 "서울에 본사를 둔 금융 공기업은 지역에서 정보를 얻기 어렵다. 취업박람회도 지역거점국립대학에서만 열리는 것 같다. 주변에 조언을 구할 선배도 없어서 아예 지원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른 장애인 의무고용률도 매년 지키지 않았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납부한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약 17억 7000만 원에 달했다.

김병욱 의원은 "금융공공기관의 대표적 신의 직장인 산업은행이 지역대학 육성법 제정 취지가 무색할 만큼 지역인재 채용을 외면하고, 장애인 채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노력 없이 고용부담금으로 면피하려 하고 있다"라며, "국책은행답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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