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제목 그대로 우리 문학사에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소설은 아니다. 주인공이자 중심화자는 이상이 활동한 시대에서 몇십년을 건너뛰어 2000년대 현재를 살아가며 이상이 남긴 흔적을 추적해가는 세 명의 인물이다. ‘데드마스크’‘잃어버린 꽃’‘새’ 등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1930년대 활동했던 천재작가 이상에 대한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상과 주변인물에 대한 실제기록과 그의 작품, 이상에 대한 연구서를 인용하는 한편 이상의 유실된 데드마스크와 가상의 시 <오감도 시 제 16호 실화>, 이상에 대한 가짜의 참고문헌이나 각주, 가상적 기술, 상상의 인물들을 등장시켜가며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의 실험적 형식을 보여준다. 김연수 지음. 280쪽. 문학동네. 75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