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여성 경찰·직원 555명 대상 실태조사 결과
음담패설·술자리 강요·성적 질문 등 피해 응답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부터 직장 내 성희롱을 막고자 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찰 조직 내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경남경찰청, 23개 경찰서 소속 여성 경찰·직원 등 555명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실태조사에서 30%가량이 '음란한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태 조사는 여성긴급전화 1366과 경남경찰청이 함께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했다. 배포된 설문지 555부 중 무응답 1부를 제외하고 554부가 분석 자료로 쓰였다. 조사 대상자 직급은 경사 18.1%(100명), 순경 17.9%(99명), 경장 13.5%(75명), 행정관 12.8% (71명), 주무관 12.3%(68명), 경위 7.4%(41명), 경감 2.2%(12명), 경정 0.2%(1명)였다.

'성희롱 피해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음란한 농담(음담패설)을 들은 적이 있다' 30.1%(167명) △'공적 또는 사적인 자리에서 여성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거나 비하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26.5%(147명) 등의 항목 응답이 높게 나왔다. 이어 △'공적 또는 사적인 자리에서 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외모에 대해 성적 비유나 평가를 들은 적이 있다(외모를 점수화하거나, 신체부위의 크기 비유 등)'가 각각 12.8%(71명)로 집계됐다.

△'안마, 회식자리 블루스 등 성적 서비스를 요구하는 듯한 말과 행동을 하여 불쾌했던 적이 있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거나 특정 신체부위를 유심히 쳐다봐 불쾌한 적이 있다'도 각각 9.2%(51명)나 나왔다. 또 △'내가 거절했음에도 데이트나 술자리, 식사 등을 강요받은 적이 있다' 5.4%(30명) △'원치 않은 성적인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4.2%(23명) △'직접 또는 컴퓨터 등을 통하여 음란한 편지, 사진, 그림 등을 받은 적이 있다' 1.8%(10명) △'인터넷 음란사이트를 보거나 나에게 보여줘서 불쾌한 적이 있다' 1.6%(9명)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하거나 만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1.3%(7명) 등 응답도 있었다.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은 동료 24.0%(133명), 직속상관 9.0%(50명), 기타 2.9%(16명), 고위직상관 1.6%(9명) 순이었다. 성희롱 피해가 직장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5점 척도로 했을 때, '조직구성원들에 대한 불신과 적개심이 생기게 되었다'가 2.37점으로 가장 높았다. 성희롱 경험 후 정서적 반응은 '짜증이 난다' 3.35점, '화난다' 3.30점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는지를 묻자, '아니요' 라고 응답한 경우가 27.6%(153명)였다. 70.6%(391명)는 응답하지 않았다. 성희롱 사건이 있어도 보고하지 않는 이유로는 '대응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 때문에' 10.8%(60명), '인간관계가 껄끄러워질까 봐' 7.2%(40명) 등으로 나타났다.

여성긴급전화 1366은 보고서에서 "설문조사를 하는 현장에서 올해 여러 차례 설문조사를 했지만 설문조사 후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피드백, 공유 등의 추후과정이 없었다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반드시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김영호 의원은 성희롱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성희롱에 대한 엄정한 대응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경찰 내부의 사회적 지지 환경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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