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배웠다 민주주의 정신
시민 5000여 명 참가 성황

독재정권에 맞선 부마민주항쟁을 되새기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자 시민 5000여 명이 모였다. 경남도민일보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부마민주항쟁 39주년을 맞아 21일 '제9회 팔룡산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기념사업회는 '한국 민주주의의 시련·도전·성취·과제'를 주제로 사진전과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했다.

사진전을 둘러본 박남균(28·창원시) 씨는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민주주의 역사를 알게 됐다. 올해가 부마항쟁 39주년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다"며 "팔룡산 걷기대회에 처음 참석했는데 역사 공부도 하고 건강관리도 하고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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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염원하며
제39주년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팔룡산 걷기대회가 21일 창원시 자유무역지역 2단지 내 운동장과 봉암수원지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운동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어느해보다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과 기념공간 설립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우리 마산·창원에서는 3·15의거, 부마항쟁, 6·10항쟁 때도 시민이 다 참여했다. 마산의 아름답고 위대한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는 데 오늘 참석하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부마항쟁이 내년에는 국가기념일이 되려고 한다. 여러분을 포함해 100만 명이 서명을 하면 내년 40주년에는 국가기념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참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우리 마산은 너무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3·15의거, 유신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부마항쟁이 있고, 그리고 전두환 군사독재를 무너뜨린 6·10항쟁이 있는 등 마산의 큰 민주주의 역사이다"며 "또한 마산을 중심으로 한 창원시는 산업화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민주화와 산업화 이 두 물줄기가 우리 도시에서 자랑스러운 역사로 있다. 그중에서도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핵심적 사건 중 하나인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 21일 열린 부마민주항쟁 39주년기념 제9회 팔룡산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부마항쟁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참가자들은 내년 부마항쟁 40주년에는 국가기념일 행사로 치러지기를 기대하며 걸음을 뗐다. 대회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자유무역지역 운동장을 출발해 봉암수원지까지 약 5㎞를 돌아오는 일정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가족들과 함께 세종시에서 왔다는 이철호(49) 씨는 "다른 민주화운동은 기념일로 지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 후손들이 잊지 않고 기리도록 부마항쟁을 국가기념일에 포함해야 한다"며 "부마항쟁을 포함해 민주화운동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민주주의 기념관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걷기대회도 부마항쟁이 일어났던 거리 등에 전시물을 세워서 진행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범국민추진위원회는 25일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서명운동 등 구체적인 사업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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