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도의회서 인사 검증 개최…의원들, 경력 부족, 정치 편향 등 지적

"대접받기보단 일하는 원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주어진 임기 안에 연구원을 제대로 만드는 내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도정 리더십(김경수 지사)이 원한다고 용역 결과가 뒤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홍재우(46) 경남발전연구원장 임용후보자가 '경발연 혁신과 위상'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19일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인사 검증에서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경력 부족과 '정치 편향', 3년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김영진(더불어민주당·창원3) 의원은 첫 질문으로 "전문적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앉히는 코드인사와 낙하산·보은 인사는 다르다. 후보자는 어느 쪽인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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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재우 경남발전연구원장 임용후보자가 19일 도의회에서 열린 인사 검증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홍 후보자는 "의원님께서 그렇게 정의한다면 코드인사 쪽이다. 현재 학부장을 맡고 있는데, 원장으로 임명되면 휴직하고, 경발연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짧은 경험과 경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질의했다.

홍 후보자는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학교라는 공간은 고학력자들이 모여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다. 연구원과 대학은 비슷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경발연을 이끄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가 비교적 젊은 축이기 때문에 경발연 구성원들과 더욱 협력·소통하면서 함께 기획하고,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원장님들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대접받기보단 일하는 원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예상원(자유한국당·밀양2) 의원은 홍 후보자의 '정치 편향'을 겨냥했다. 홍 후보자가 김경수 도지사가 경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정책연구소인 단디연구소 창립 멤버로 활동했고, 지난 6·13 국회의원 보선 때 민주당 김정호 후보 정책 자문을 한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 의원은 "후보자는 교수인가, 정치인인가? 현실 정치에 관여를 많이 했다. 국회의원 선거에도 관여했다"며 "경발연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데이터를 만들어서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책결정 하는 일을 해 왔기 때문에 앞서나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홍 후보는 "경제학자가 경제에 관심을 두듯이 정치학자도 필드에 들어가 '참여관찰'하는 경우도 많다"며 "의원님 우려하시는 점 인정한다. 저는 정치인이 아니고 학자라고 저를 규정한다. 경발연이 객관성을 지키지 못했던 게 신뢰를 잃은 큰 계기였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경발연을 만들겠다. 도정 리더십이 원한다고 무리하게 연구 용역 결과를 뒤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고, 사전에 그런 일을 막는 게 경발연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황재은(민주당·비례) 의원은 역대 경발연 원장이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점을 들어 후보자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물었고, 홍 후보는 "정치는 할 생각이 없다. 가능하면 원장 임기 3년을 다 채우겠다"고 답했다.

박문철(민주당·창원6) 의원은 "임기가 3년인데, 가시적인 성과,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홍 후보는 "연구 시작과 이후 수행한 연구가 어떤 결과까지 미쳤는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내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발연을 나가고 싶다"며 "경발연은 도청과 도의회의 정책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정책의 '시종'을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홍 후보자는 자치와 분권에 대한 견해도 적극적으로 밝혔다.

그는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한 모두발언에서 "유학 시절 미국 한 조그마한 도시에서 지냈는데, 자치와 분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느꼈다"며 "지역이 스스로 결정하는 걸 과소평가할 수 없다. 중앙만 바라봐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서울 출신이지만, 서울이 모든 걸 빨아들이는 구조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상임위원회인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이옥선)는 오는 23일께 홍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홍 후보자는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 미국 미주리주립대(컬럼비아)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감사, 인제대 부속 김해발전전략연구원 원장, 참여연대 실행위원, 인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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