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한지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문화재 복원에 적합한 재료로 인증을 받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이탈리아 순방을 앞두고 이룬 성과여서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문화재청은 로마에 있는 세계적인 지류 복원 전문기관인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 중앙연구소(ICPAL)가 한국 지역 공방들에서 제작한 복원용 전통 한지 8종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 가운데 1종에 대한 인증을 완료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번에 인증받은 한지는 의령 신현세 장인이 운영하는 전통한지 공방에서 제작된 것이다.

ICPAL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로마 중심가에 있는 본부에서 인증서 전달식을 열고, 이동식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장에게 인증서를 건넸다. 이로써 ICPAL에서 인증을 받은 한지는 총 3종으로 증가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6년도 한지 2종에 대해 이탈리아 문화재 복원에 적합하다는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다른 8종에 대해 추가로 문화재 복원력 인증 실험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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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6일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에서 한지를 이용해 복원된 이탈리아 문화재를 살펴보고 있다. /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인증서 전달식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탈리아 측에서 잔루카 바카 문화유산 차관, 마리아 레티지아 세바스티아니 ICPAL 소장 등이 참석했다. ICPAL 이날 한지를 사용해 복원됐거나, 복원 중인 이탈리아 중요 문화재들도 공개됐다.

축사를 한 도종환 장관은 "앞으로 이탈리아의 오랜 역사가 담긴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 한지가 더 널리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탈리아에서 인증을 받는 우리 한지가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서양의 문화재 복원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일본의 화지를 대체하는 재료로서 한지의 활용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령 신현세 장인이 만든 한지는 이탈리아의 귀중한 유물(800년 전)인 '카르툴라(Chartula)'복원과 교황 요한 23세의 지구본 복원 작업에 사용된 적이 있을 만큼 그 명성이 세계적이다.

신현세 장인은 "한지 제작에 너무 바빠 인증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 축하 받을 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우리 전통한지가 최고라는 자부심 하나로 평생을 전통방식의 의령 한지를 만들어왔다"며 "장인정신에서 자연건조와 수천 번의 손길이 닿는 질긴 전통 수제 한지야말로 영원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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