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빈자리 메운 JTBC
권력 굴하지 않고 진실만 추구해

얼마 전 KBS의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어떻게 JTBC는 매체 신뢰도 1위를 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미디어 비평을 방송했다. 공영방송 KBS에서 타 방송사를 칭찬하는 방송을 보는 것은 매우 낯선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정권이 교체되면서 KBS도 뭔가 바뀌고 있으며 전에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음을 어필하는 것 같다. 또한, 온라인 소셜미디어 서비스와 유튜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의 비중이 작아지고 자세도 겸손해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조차 하다. 오늘은 JTBC가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갔는지를 보면서 제도권 뉴스의 생존방법을 점검해보기로 하자.

과거에 온라인 시대를 다매체 환경으로 불렀으나 지금은 진행 상황이 훨씬 복잡한 것 같다. 우선 모든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시대, 즉 모두가 마이크를 가진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 3~4개가 전부였다면 지금은 수천 개, 수백만 개의 스피커가 혼재된 시대이다. 지금도 네이버 뉴스를 들여다보면 비슷한 뉴스가 넘쳐나고 온라인 공간에는 뉴스 혹은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여기에서 JTBC는 '한발 더 나아간 뉴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많은 뉴스 중에 선택하고 집중해 소수 선택된 뉴스를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고 평가된다. 그 예로 7분짜리 뉴스 꼭지가 다반사였다. 요즘 온라인의 팟캐스트나 인기 있는 유튜브는 대부분 현실 세계를 설명하고 재해석해 듣는 사람의 공감을 사면서 생존해가는 추세이다.

둘째로 현재의 온라인 상황은 한마디로 정보 과잉 혹은 진실과 거짓의 혼재 시대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에는 소수의 권위 있는 신문과 방송이 정제된 정보와 검증된 뉴스를 내보냈으나 지금은 개인 방송 업자에게 일일이 검증과 근거를 요구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이용자들이 잘 알아서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고 양질의 정보와 쓰레기 정보를 감별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도권 언론은 당연히 앞장서서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JTBC는 특히나 거짓된 정보를 검증하는 팩트체크 작업을 충실하게 해오면서 진실만을 추구하는 방송이미지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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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JTBC가 신뢰도 1위를 하게 된 사건과 계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을 전후로 하여 JTBC는 세월호 보도를 진정성 있게 끝까지 보도하면서 "정권의 눈치 보지 않는 방송, 광고주에 굴복하지 않는 방송, 국민의 아픔에 동참하는 방송"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사실 JTBC가 신뢰도 1위를 한 이유는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언론학 교과서에 나오듯 진실을 추구하고 여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과 신문의 위기는 계속 회자하고 진실 추구의 언론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지만 JTBC의 사례를 통해서 역설적으로 제도권 뉴스가 어떻게 생존가능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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