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비 '조식'조명

마당극 전문극단 큰들이 소설 <토지> 내용을 토대로 한 마당극 <최참판댁 경사났네>, 산청 한방약초를 주제로 한 <효자전>에 이어 새 마당극을 들고 나왔다. 조선의 큰선비 남명 조식(1501~1572)의 삶과 사상을 담은 <남명>(임경희 작, 김상문 연출)이란 작품이다.

마당극 <남명>은 남명선비문화축제 기간인 20일 낮 12시 30분 산청군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야외공연장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다.

남명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실천 성리학자이지만 평생 벼슬이라고는 해 본 일이 없다. 그런 그가 역사적으로 큰 발자취를 남긴 것은 오로지 철저한 자기반성과 절제라는 그의 학문 태도 덕분이다. 그가 고향 산청에서 후학을 양성하려고 세운 학당이 산천재다. 이곳에서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대부분 의병을 일으켰다. 의병은 남명 학풍의 실천적인 도덕성을 상징한다.

극단 큰들은 그의 학문과 생애를 마당극 <남명>에 오롯이 담았다. 어쩌면 무거운 소재일 수도 있지만, 큰들의 오랜 마당극 내공으로 나름 재밌게 표현했다고 한다.

작품은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에서는 남명이 살았던 조선 명종 시기 어린 임금 대신 어머니 문정왕후와 외삼촌 윤원형이 정권을 쥐락펴락하는 부조리한 시대상, 그 속에서 신음하는 백성의 모습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 익살스럽게 그려낸다.

이어 후반부는 남명이 임금에게 올린 '단성소'를 소재로 했다. 남명은 1555년 11월 19일(양력 12월 2일)에 단성현감에 제수된다. 하지만, 그는 이를 사직하면서 임금에게 사직서 겸 당대 현실 비판을 담은 상소문을 올리는데 그것이 '단성소'다. 후반부는 이를 통해 학문하는 자의 도리를 몸소 실천하던 선생의 모습을 진지하게 표현한다.

이번 작품은 (재)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지원하는 2018 지역형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의 하나로 제작됐다. 산청군에서도 제작비 일부를 지원했다. 문의는 극단 큰들(055-852-6507)로 하면 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