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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미국 배움중심 현장 이야기

틀 맞추기 아닌 사람에 바탕 둔 철학·시스템
학생과 함께 만든 교과과정
또래 병력·주의사항 공유
통합 프로젝트 수업 눈길
특수아동 위한 환경 주목
장애 배려한 교구 사용도

이혜영 기자 lhy@idomin.com 2018년 10월 18일 목요일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도교육청 장학사·교사 등 29명은 배움중심 수업 교류·확산을 위해 수업 혁신,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 학생 중심 수업 선진 사례를 돌아보고 왔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캐나다(토론토)·미국(뉴욕·워싱턴) 교육기관과 학교를 탐방했습니다.

박 교육감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 다른 국가에서는 생소하게 여겨지고, 우리가 참신하다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문화 차이는 경남교육 성찰과 생각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연수를 다녀온 최진수 장학사에게서 우리에게 낯선 캐나다·미국 학교의 참신한 교육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캐나다 마빈 스쿨(Mabin School) - 교육 과정 구성부터 학생과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주 마빈 스쿨은 1980년에 세워진 한국식 사립 대안학교쯤 된다. 4세부터 11세 학생(주니어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이 대상이며, '탐구 기반 접근법'에 학업 기반을 두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한국처럼 정해진 교육 과정에 학생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학생 수준과 요구에 맞춰 교과 내용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다음 학기 수업 내용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입학(개학)하면 학생들과 함께 협의하면서 배울 내용을 만들어 간다.

캐나다 마빈 스쿨. 학생들과 협의해 결정하는 교육과정으로 활발한 수업 참여 모습을 볼 수 있다. /경남도교육청

"교실마다 주 교사가 있고, 보조교사와 안전 교사가 함께 있는 것도 생소했어요. 교육실습생도 있었는데 이들은 반을 옮겨다니며 학교에서 3~4개월 지냅니다. 교장에게 교육실습생들이 어떤 것들을 배우고 갔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아이들 강점이 무엇인지 알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한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오랫동안 아이들 곁에 있으면서 가르치는 방법보다는 아이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었죠."

또 학교에서 낯선 장면은 교실 벽면에 붙여진 학생 정보 파일이다. 병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을 소개하고 피해야 할 음식, 조심해야 할 것, 대처법 등 주의사항을 또래 친구들과 공유한 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병을 드러내지 않고, 주위 몇 명만 쉬쉬하며 공유하지만 마빈 스쿨은 이해하고 배려하고자 당연히 공유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어요. 경남 학교에도 접목하면 좋을 문화로 느껴졌어요."

◇미국 콜린파월 초교(Colin Powell Elementary School) - 프로젝트 수업 일반화

2003년 9월 문을 연 콜린파월 초등학교는 학생 성취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하며 학생들이 전문 개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THE POSITIVITY PROJECT'. 학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펼침막이다. 유치원~3학년, 4~6학년 두 그룹으로 나눠 '긍정성'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학습 기간이었다. 콜린파웰 초교는 한 해 동안 몇 번의 프로젝트 기간을 잡아 교과 통합과 융합으로 활동 중심 수업을 하고 있다.

▲ 미국 콜린파월 초교의 프로젝트 수업 모습. 학생 성취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하며 학생들이 전문 개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도내 학교에서도 수업 변화가 일고 있지만 여전히 교과서 진도 빼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잖아요. 콜린파웰 초교는 음악 시간에 긍정성을 이끌어내는 로고송을 만들고, 미술 시간 자연 탐방 등 모든 교과를 긍정성을 찾아가는 과정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어요. 이런 교과 통합 프로젝트 수업이 일반화돼 졸업 후에도 생활 속에서 종합적인 사고가 수월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어 놀라웠어요."

콜린파월 초교는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쓰고 읽고 외우는 수업이 아니라 또래 아이에게 묻거나 알려주는 글 맞추기 놀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학교에는 자폐아 전용 놀이터도 있다.

"특수 아이에 대한 시스템과 배려가 돋보였어요. 교실마다 특수교사와 보조교사까지 함께하는 모습은 한국과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있었어요. 다른 점은 자폐 학생 한 명에 한 교사가 늘 곁에 붙어다니는 거예요. 자폐증 아이를 위한 전용 놀이터를 따로 두고 보호하는 모습에 또 한 번 학생중심 시스템과 교육 과정을 체감했어요."

◇미국 처칠 스쿨(Churchill School) - 개인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재미있는 환경

처칠 스쿨은 "언어기반 학습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학 한생을 위해 학교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이 협력해 공동교육을 한다.

무엇보다 처칠 스쿨에서 눈길을 잡는 것은 책걸상과 교구다.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이 학교는 움직임이 불편한 학생을 비장애 학생처럼 교정하기보다 몸 움직임대로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 미국 처칠 스쿨. 움직임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한 책걸상과 교구.

▲ 미국 처칠 스쿨. 움직임이 불편한 학생들을 위한 책걸상과 교구. 도교육청 관계자들이 다양한 교구를 살펴보고 있다.
"장애 학생은 움직임이 크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니깐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특성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럽게 밀고 돌릴 수 있게 교구를 제작한 배려가 새롭게 보였어요. 고무를 활용한 의자와 책상은 학생들이 몸을 흔들면 같이 흔들리게 해 다치지 않도록 제작한 의도는 몸 가득 찬 에너지를 감추지 말라는 것으로 해석됐어요."

마빈·콜린파월·처칠 스쿨 3개 학교명은 모두 사람 이름에서 땄다. 처음 학교를 세웠거나 정의를 내린 이들의 이름이다. 우리나라 학교명에 지역 이름이 많은 것과 비교된다. 이는 교육 혜택이 필요한 학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자 한 취지가 학교 시스템으로 발전한 것이다.

"우리는 일반 아이들 중심 교육에서 특수 아이를 수용하는 방향이지만, 이곳 학교는 특수 아이 중심 교육이 일반 아이로 넓혀진 차이점이 있습니다. 시스템에 사람을 맞추기보다 사람에 시스템을 바꿔가는 철학에 공감하고 왔습니다. 북유럽은 공교육의 시작점이자 소통이 강조된 반면, 북미 교육은 사람(학생)에 집중한 교육 시스템과 환경이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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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 이혜영 기자
  •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055-278-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