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이후 어린이집도 조사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보건복지부가 연말까지 비리 의심 정황이 있는 어린이집 2000곳을 추려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복지부는 오는 2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전국 어린이집 약 2000곳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집중점검을 한다고 17일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아동 및 교사 허위 등록 등을 통한 보조금 부정수급이나 보육료 부당사용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또 특별활동비 납부·사용, 통학 차량 신고·안전조치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조사 대상이 되는 어린이집은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선정된다. 대표자 1명이 2개 이상 어린이집을 소유하고 있거나 회계프로그램 미설치, 보육아동 1인당 급·간식비 과소·과다, 보육료 및 보조금 지급 금액 대비 회계보고 금액 과소 계상, 세입 대비 세출액 차액 확인 등의 문제점이 확인된 어린이집이 대상이다.

▲ 정치하는 엄마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앞에서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비리 근절 대책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집 정기점검은 매년 자치단체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어린이집 전수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불법 행위가 적발된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위반 정도에 따라 운영정지·시설폐쇄, 원장 자격정지, 보조금 환수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보조금 부정수급액이 300만 원 이상인 어린이집은 자치단체·복지부 홈페이지, 어린이집정보공개포털 등에 위반행위, 어린이집 명칭, 주소, 대표자 및 원장 성명 등을 공개한다.

김우중 복지부 보육기반과장은 "어린이집은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회계처리를 하고 결과를 보고하게 돼 있으며, 자치단체는 매년 연평균 3만 개 이상의 어린이집을 점검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앞으로는 모니터링 항목 개발, 명단공표 기준 조정, 지자체 담당자 지도점검 역량 강화, 내부고발을 유도하기 위한 신고포상제도 활성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민주평화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연도별 어린이집 유형별 보조금 부정수급 현황'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총 380개소의 어린이집이 보조금 33억여 원을 부정하게 받다가 걸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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