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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 '나쁜 아빠' 사이트

이혼 후 양육비 안 주는 부모 신상공개로 풀 수밖에 없을까
141명 얼굴·직업·주소 등 공개
"연락방법 없어 집단행동"옹호
명예훼손·개인정보 유출 우려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2018년 10월 18일 목요일

이혼 후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나쁜 아빠'와 '나쁜 엄마'의 인적사항을 고스란히 노출한 누리집이 있다.

'양육비 미지급은 범죄'라고 내건 이 누리집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이혼 싱글맘에게 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을 지켜줄 생명줄임에도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무책임한 부모가 있다"고 고발했다. 특히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는 나쁜 부모에게 현재 법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있고, 양육비 지급이 중단될 때마다 매번 변호사를 통해 법적조치를 하려면 비용 감당이 안 되니 속수무책"이라며 신상공개 필요성을 밝혔다.

17일 현재 누리집에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전국 남성 134명과 여성 7명의 얼굴사진, 나이, 직업, 주소, 미지급 금액 등이 게재돼 있다. 이 중 창원·김해·진주·통영·거제·창녕 등 경남에 산다고 올려진 이들도 12명이다.

이 사이트는 법원 판결문, 합의서 등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작성된 리스트이며,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 확인되면 즉시 삭제한다고 밝혔다. 누리집에는 16명이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돼 있다.

리스트 공개를 옹호하는 한 사람은 16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양육비를 제때 주지 않는데 도저히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까 집단행동을 하려는 것이다. 소송을 하려 해도 소장 전달이 안되고, 하더라도 2~3년 걸리므로 제도 개선이 되지 않는 한 생계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미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도 공공의 이익을 인정받지 못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해 발생한 피해가 공공의 이익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동정 여론을 얻는 것과 법적 공익을 위한 가치는 다른 영역"이라며 "개인정보 유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비율은 60%를 넘는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건강가정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소송을 통해 지급 의무가 확정된 1만 414건 중 68.3%(7117건)는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비 미지급은 올해 8월까지만 69.6%로, 2016년(63.1%)과 2017년(63.4%)보다 늘었다.

여성가족부가 설립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은 2015년 개원 이후 2017년 2월 말까지 275억 원(2679건)의 양육비를 받아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기간 양육비 관련 상담은 모두 8만 9565건이었다. 정춘숙 의원은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실질적 지원을 위해 조사권한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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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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