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남자고등부 준결승
학생 200명·교사·학부모
"최강 동명"함께 외쳐
경기는 전북남성고에 패

"짝짝짝짝짝, 최강 동명!"

진주동명고가 선수·학생 가리지 않는 '끈끈한 우정'으로 전국체전 분위기를 북돋았다.

16일 전북 익산시 전북기계공업고 체육관에서 열린 경남 진주동명고와 전북 남성고의 전국체전 배구 남자고등부 준결승 경기. 이날 진주동명고 2학년 학생 2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아침 일찍부터 버스를 타고 전북으로 온 학생들은 지친 기색 없이 북소리에 맞춰 '최강동명'을 외쳤다. 2층 관람석 한쪽을 가득 채운 이들 덕에 '원정 경기장'이 '홈'으로 보일 정도. 이들은 직접 만든, '진주동명고 배구부 파이팅'을 한 글자씩 써 넣은 플래카드를 펼치고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아쉬워하다가도 점수가 나면 우레와 같은 함성을 보냈다.

16일 전북 익산시 전북기계공고 체육관에서 전국체전 배구 남자고등부 준결승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진주동명고 학생·교사·학부모들 모습. /박일호 기자 iris15@

1975년 창단한 진주동명고 배구부는 각종 대회 상위권에 올랐고 창단 10년 만인 1985년에는 종별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배구 명문으로 명성을 떨쳤다. 1988년 진주동명고 배구부는 재정 등의 문제로 배구 명문 간판을 잠시 내리기도 했지만 2001년 재창단해 차근차근 옛 명성을 되찾았다.

최근 진주동명고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플레이가 돋보이는 배구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선수 한 명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수가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하기도. 출전하는 대회마다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이들은 곧 모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학생·선생님은 이를 다시 확인시켰다. 정조영(50) 교사는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이렇게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다"며 "학생들의 관심과 진주동명중과의 체계적인 연계, 감독·학부모의 열정이 진주동명고 배구를 지탱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시헌(18) 학생은 "물론 이기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경기를 풀어갔으면 한다"고, 이병진(18) 학생은 "열심히 해줘서 그저 고맙다"는 말로 진주동명고 배구를 되뇌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진주동명고는 세트 스코어 1-3으로 남성고에 패하며 동메달에 그쳤지만 학생·선수·학부모·교사 등의 화합은 진주동명고 배구가 왜 강한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진주동명고 세터 김준성의 아버지 김성수(54) 씨는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게 진주동명고 배구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모두 하나 된 만큼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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