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기념식 TV 중계를 이 할아비와 함께 시청하고 난 뒤, 우리집 장손(중3) 녀석이 이런 이야길 꺼냈습니다. "할아버지, 어제 한글날을 앞두고 종편 방송에서 40~50대 패널들에게 '갑분싸' '샵지(#G)'… 등등의 신조어들이 쓰인 문제지를 나눠주고, 그 말들의 뜻을 써보라고 했는데요 영 '꽝'은 아니었어요.할아버지 세대에겐 참 어려울 거예요. 그 '갑분싸'와 '샵지(#G)'란 말의 뜻을 혹시 아세요?" 하면서 내 눈치를 살폈습니다. 나는 이런 말을 해줬습니다. "'틀딱충' '자뻑' '빻다' '뇌섹남' 따위도 알고 있다. 대답해주마.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 '샵지(#G)→시아버지' 그런 뜻 아니냐?" 동그래진 손자의 눈이 재밌었습니다.

'급식충' 비칭을 떠올리며 손자에게 이런 당부를 했습니다. "너희들이 쓰는 '급식체' 신조어가 파괴시키는 우리말을 걱정하는 신문 글도 좀 읽어라. 세종대왕의 '상처'에 '반창고'를 덜 붙이려면…"

우리집 할멈 불쑥 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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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이 다 된 나이에 웬

'자뻑·쩐다'? 아이구 참,

그런 게 '빵꾸똥꾸' 아닌가"

할멈의

이죽거림을 들으며

속으로 웃었네 '아햏햏'!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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