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추진선 시장 확대 명확...벙커링 운용방식 신중해야

■이철호 STX조선해양 기본설계연구팀장

선주사 '선박 대 선박' 방식 더 선호

추진선·벙커링선 건조에 문제 없어

선박 대형화하면 국내 조선사 유리

STX조선해양이 2017년 인도한 LNG벙커링선은 6500㎥급이다. 1만TEU급 LNG 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을 한 번에 가득 채울 용량이다. 선박에 LNG를 넣는 순수 연료주입시간은 6시간, 이송 시간까지 합치면 8시간 정도 든다. 선주사들은 주로 항만에 정박해 짐을 내릴 때 연료도 공급받기를 원한다. 현재 벙커C유를 넣는 방식 같은 'Ship to Ship'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간혹 LNG추진선과 LNG벙커링선이 늘면 건조에 문제가 없느냐고 묻는데, 거의 없다. 바르질라나 만에너지솔루션 등 세계적인 선박 엔진 회사는 이미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 엔진 개발을 해뒀다. LNG추진선은 운항 속도가 빠르고 운항거리가 긴 컨테이너선에 더 적합할 것이다.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려면 벙커링선은 1만 3000㎥급 이상이어야 한다. 우리 회사는 1만 3000㎥급 상용화 준비를 마쳤고, 3만㎥급까지 건조 준비 중이다. LNG추진선이 대형화하면 연료주입 시간이 더 느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던데, 전혀 그렇지 않다. 벙커링선 연료창을 키우고, 연료주입 시 압력을 올리면 비슷한 시간(이송 포함 8시간) 내 할 수 있다. 시간당 2200㎥를 보낼 연료창 펌프 용량이 문젠데, 이 정도 용량 확대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LNG추진선이 대형화하면 연료탱크가 커서 생기는 단점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대형화하면 연료탱크도 커져야 한다. 그럼 배와 일체형으로 공간활용이 우수한 멤브레인(Mebrane) 형태가 좋다. 이 형태는 국내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 건조 때 저장탱크로 많이 만들어 익숙한 기술이다. 현재 선주사들은 LNG, 탈황장치(스크러버), 혹은 초저유황유를 놓고 어떤 결정을 할지 검토 중이다. LNG추진선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확실히 환경, 연료 가격과 효율 면에서 장점이 크다.

■배재류 대우조선 중앙연구원 기술전략부서장

증발가스 기술적으로 100% 처리

기존연료선박과 가격 차 크지 않아

레디십 발주 증가, LNG 전환 예고

LNG저장탱크나 연료탱크에서 나오는 증발가스(BOG)는 연료비와 직결돼 선주로서는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 BOG가 연간 연료비의 30∼40%에 이를 것이라는 가정은 다소 과하다. 최근에는 '쿨 다운'이라고 탱크 내 온도를 낮춰 증발가스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쓴다. 그래도 생기는 탱크 내 BOG 처리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재액화시스템으로 모아서 다시 쓰는 방법 △BOG를 사용해 엔진을 돌리거나 발전기를 돌리는 방법 △태워서 선박 보일러를 돌려 생긴 스팀을 활용하는 방법 △최악의 사례가 그냥 태워서 배출하는 방법 등이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BOG는 거의 100% 처리된다. LNG추진선이 연료탱크, 연료공급시스템, 엔진이 고가이다 보니 배 가격도 다소 비싼 것은 맞다. 그런데 소형 배는 몰라도 중형·대형조선사가 만들 배 규모는 20∼30%나 비싸지 않다. 수에즈막스급 이상 중형·대형 LNG추진선박은 기존 연료(벙커C유) 선박보다 10% 정도 비쌀 것으로 본다.

현재 거론되는 저유황유와 'HFO(중유)+스크러버(탈황장치)+SCR(NOx 저감장치)'은 SOx·NOx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까지 고려하면 대체 선박 연료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LNG도 CO2를 20∼30%밖에 줄이지 않아 궁극의 대안은 아니다. LNG도 나중에는 수소를 섞어 써야 CO2 배출 규제를 맞출 수 있다. LNG레디십 발주 증가는 선주사가 LNG와 HFO 이중 모드 엔진을 쓰겠다는 것이다. LNG로의 전환을 예고하는 셈이다. LNG추진선과 벙커링선, 벙커링 설비가 갈수록 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파이프라인 투 십(Pipeline to Ship)'에 기초한 LNG벙커링터미널 구축은 선주사가 선호하는 LNG 공급 방식과 다소 차이가 나고, 투자 대비 경제성 등 산업 측면에서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병욱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사무국장

황산화물 규제, 해운업계 최대 이슈

선박용 LNG벙커링 단기매매 필수

우리 협회는 기존 협의체에서 2016년 7월 15일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현재 조선 5개사(대우조선해양, 현대중·삼성중·한진중공업, 오리엔트조선)와 한국가스공사·포스코·H라인·SK해운 등 9개사가 정회원이다. 동성화인텍 등 5개 조선기자재업체도 준회원으로 있다.

해운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게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다. 국제해사기구 결정으로 2020년부터 전 해역 0.5%, 각국 배출규제해역(ECA)에서 0.1% 이하로 배출해야 한다. 해운사들은 현재 신조에 스크러버를 많이 단다. 스크러버에 걸러진 강산성 슬러지(찌꺼기)가 나오는데, 이걸 처리할 방법이 없다. 언젠가 환경 문제로 대두할 것이라서 스크러버 장착 선박은 시한폭탄처럼 다가올 위험을 안고 지내야 한다. 따라서 초저유황유와 LNG 선택 비중이 더 커질 것이다. 벙커C유로는 중동에서 출발해 한 번 주유로 태평양을 건널 수 있지만 LNG는 동남아 혹은 동아시아에서 한 차례 연료 공급을 받아야 한다. 그럼 LNG를 넣을 곳(항만)이 꼭 필요하다. 이 수요를 두고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일본·중국 등이 다툴 것이다. 국내 기지, 즉 LNG벙커링터미널이 필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벙커링터미널을 구축해도 효율성·경제성·선주 요구 등을 종합하면 'Ship to Ship'이 대세가 될 것 같다. 현재 가스공사가 장기 매매(trading)에 의존한 LNG 도입·공급을 독점하는데, 선박용 LNG벙커링은 주유소처럼 그때그때 가격을 매겨야 해 단기 매매가 필수적이다. 이 거래에 따라 LNG 연료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벙커링 사업자는 상당히 유연하면서도 똑똑해야 해야 한다. <끝>

※ 이 기획기사는 경남테크노파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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