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학교문화 혁신 위해 교사들이 제안한 의견은

'토론도 놀이처럼, 교원부터 민주적 소통 연습을'. 경남도교육청은 수업혁신과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경남교육대토론회'를 16일 창원 풀만호텔에서 열었다.

"수업 혁신이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이 든다. 지금까지 내가 수업을 잘못했다고 질책하는 것 같다. 명칭부터 수업 발전, 수업 변화라고 바꿨으면 좋겠다." 동부권(창원·김해·밀양·양산·함안·창녕) 교원·교육 전문직원들이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토론 촉진자(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포함한 8명이 둘러앉은 원탁이 무대다. '교육 환경에서 수업혁신(민주적 학교 운영)을 방해하는 요소'를 주제로 모든 참가자들이 1분 30초씩 발언하고, 한 줄로 정리된 발언은 취합해 곧바로 공유됐다. 또 토론 주제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석 투표로 이어졌다.

▲ 16일 2018 경남교육대토론회에 참석한 박종훈(맨 앞 왼쪽) 교육감과 교육관계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교원 500명이 생각하는 수업혁신 방해 요소는 '수업 준비와 연구 부족, 여유 없는 일과 운영 시간문제'(23%)가 가장 많았다.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인식 부족, 변화를 두려워하는 문화'(22%), 교사 자발성·자율성 부족(10.6%)이 뒤를 이었다. 즉석 투표 결과를 공유한 교사들은 다시 상호 토론과 재투표를 하며, 생각 변화를 확인했다. '수업 준비와 연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33%로 늘어나며 많은 공감을 얻었다.

민주적 학교 운영 방해 요소는 '교직원의 소극적 토론문화·권위적 전달식 회의 구조'가 21.6%(2차 투표 38.3%)로 가장 많았고, '관리자의 권위주의·비민주적 사고방식' 20%(16.9%), '상하 위계를 중시하는 폐쇄적 관료적 학교문화' 14.3%(6.4%) 순으로 나왔다.

한 교사는 "학교에서 관리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수평적 소통이 어렵다. 교사는 잘 보여야 하는 입장"이라는 학교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주요 사항만 전달하는 회의 문화가 고착돼 있다. 회의 시간에 주장을 하려 해도 다른 교사들의 쉬는 시간을 뺏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토론·소통하는 시간을 별도로 확보하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 혁신과 민주적 학교 문화를 방해하는 요소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교원들은 수업 혁신을 위해 '공동체 문화·존중 등 의식 개선'(28.5%)과 '교사의 파격적인 업무 경감'(17.4%)을 강조했다. 민주적 학교 문화를 위해서는 '관리자 권한 축소'(39.8%)와 '민주적 회의 문화 조성'(20.3%)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교육대토론회는 경험을 나누고, 경험을 통해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적이다. 학교 현장에서 고생하는 교원들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틀리지 않았구나' 확인하는 자리가 됐길 바란다. 토론을 통해 교원은 성찰하는 계기를 갖고 교육청 역점 과제가 학교 현장에 투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부권(진주·통영·사천·거제·의령·고성·남해·하동·산청·함양·거창·합천) 경남교육대토론회는 24일 오후 2시 MBC컨벤션 진주 대연회장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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