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산단·휴양관광단지 조성 내실화 집중"
나노단지 토지매입 과제
선도기업 유치 핵심 목표
안정화 자금 200억 원 확보
관광단지 최종 승인 탄력
차별적 사업 콘텐츠 구상
각종 문화예술 정책 연계

'밀양의 미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뭔가'. 박일호(56) 밀양시장이 2014년 처음 시장이 됐을 때부터 올해 6월 재선에 성공해 민선 7기 100일을 맞은 이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골몰하는 화두다. 박 시장의 '그릇'론(論)은 경제와 문화 사업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박 시장은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시장·군수들이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 그 도구가 빛을 내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밀양 미래를 고민할 사람은 공무원이다. 농민이나 상인이 밀양 미래를 어떻게 고민하겠나"라며 "재선이니 초선이니 이야기하면서 사치스럽게 앉아 있을 상황이 아니다. 저는 일 때문에 시장 자리에 와 있다"고 말했다.

▲ 박일호 밀양시장은 농산물 유통 수출 전문회사 '밀양물산' 건립을 공약한 바 있다. 농민에게 새 돌파구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며, 자회사 형식으로 설립해 최소 비용을 제외하고 농민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재선인데, 매너리즘에 빠지게 하는 요소는 없나.

"초선 4년 동안 일을 기획하고 예산을 따 놓았다. 이젠 예산을 집행해 가시적 모습이 나와야 하고 사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매너리즘에 빠질 시간이 없다. 제 스타일에 적응돼 있어서 공무원들도 적당히 하면 안 되는 줄 안다. 혼연일체로 열심히 하고 있다."

-문화, 교육, 경제, 농업, 관광이 어우러져 밀양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언제 그 시대가 오나.

"초선 때 공약들은 신공항 빼고 모두 진행 중이다. 계속 사업은 추진하고 신규 사업은 정비하면서 완전히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관계부처, 민간과 협의할 것도 체크 중이다. 현재 심리적으로 밀양시는 안정돼 있고, 새로운 사업에 몰입할 단계다. 르네상스 시대라고 칭하는 시점은 2022년, 공약이 완성되는 재임 마지막 해쯤 될 것이다."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사업은 잘 추진되는 것만 부각되는 듯하다. 더는 걸림돌이 없나.

"애로사항 많다. 잘된다는 얘기는 경남도 입장이다. 다른 지역 산단과 비교하다 보니 그나마 밀양은 낫다는 것이다. 나노산단은 토지 매입이 문제다. 지주들과 협상 후 수용 절차를 거쳐 풀어나가야 한다. 핵심 관건은 선도기업 유치다. 브랜드 기업, 외국 기업 유치도 숙제다. 완공됐을 때 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 미래를 위해 그릇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나노산단, 농어촌관광단지, 밀양강오딧세이가 그런 그릇 역할을 한다. 빚 한 푼 내지 않고 재정 안정화 자금 200억 원도 저축해놨다. 미래가 있는 밀양을 만드는 게임에서 안주해 버리면 안 된다. 단체장들이 미래에 빛을 발할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4~5년 지나면 인구 증가 여건이 조성된다. 여건을 만들지 않고 인구 증감을 논하면 안 된다."

-농어촌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최종 승인을 얻어 가속도가 붙었다. 내부 콘텐츠도 확정됐나.

"바뀔 수도 있다. 정부 사업은 확정됐다. 호텔 리조트 골프장, 스포츠파크, 생태관광센터, 웰니스토리사업, 농촌 임산물 판매센터, 테마파크 등은 변함없이 추진한다. 콜핑이 하겠다는 등산아카데미에 혹시 변수가 생길까 봐 다른 방안들을 남겨 놓고 있다. 농지 팔아서 골프장 한다는 비판이 있기에 골프장 공공성 승인받고자 애썼다. 전체 사업성 토대가 마련돼야 농산물 판매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생태관광센터는 전국에서 처음 하는 것이다"

-공약한 농산물 유통 수출 전문회사 '밀양물산' 설립은 추진되고 있나.

"밀양 농수산물을 누가 어떻게 판매하지? 누가 테마파크 운영하고 가공하지? 사고팔고 매집하고 재고 처리는 어떻게 하지? 수출은 어찌하지? 농민들에게 새 돌파구 열어줄 주체가 필요하다. 적자 나더라도 밀양 농산물을 많이 팔 수 있게 하면 대성공이다. 자회사 형식의 밀양물산은 최소 비용만 빼고 농민들에게 넘겨주는 구조가 돼야 한다.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용역, 타당성 조사, 경남도 승인 등 거쳐야 하기에 2년 정도 걸릴 듯하다."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의열성지 밀양을 브랜드화할 방안을 갖고 있나.

"밀양 브랜드를 뭐로 삼아야 할지 고민이다. 아리랑, 영남루, 얼음골, 사명대사, 김종직이 있고, 시대적으론 의열단장 김원봉 선생이 맞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져 핵심사업에 의열단 기념공원 정비사업이 포함됐다. 하지만 예산으로 들어가면 보훈처는 받아주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끌고 가주도록 설득 중이다. 의열정신은 잘 가공하면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새로운 테마가 된다."

-밀양아리랑 활성화 대책은 뭔가.

"말만 밀양아리랑이지 정선, 진도아리랑보다 늦었고, 체계도 허술하다. 밀양아리랑 연구자, 전수자, 아리랑 가사도 정리가 안 됐다. 정선과 MOU 체결하고, 밀양아리랑 전수작업, 교육작업, 캐릭터, 사업화 등 어떻게 할지 용역 중이다. 10개년 계획을 세워 해나가야 체계가 잡힐 듯하다."

-관광도시 밀양에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 언제쯤 체계적인 관광도시 면모를 볼 수 있나.

"실현되고 나야 이야기할 수 있다. 12일 생태탐방로 걷기대회를 했다. 생태탐방로를 만들어냈기에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거다. 관광은 볼 게 없으면 와서 실망한다. 제대로 프로그램을 가동할 만한 여건이 있어야 한다. 현재는 프로그램이 너무 단조롭다. 앞으로 4년 후쯤엔 손님을 모시고 관광을 보여줄 수 있다. 밀양강오딧세이를 지금부터 하는 것도 그런 준비 작업이다."

-교육 문제는 인구 증가와도 연계된다. 교육 정책은 어떤 게 있나.

"우선 나노마이스터고 학생 모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 성공을 위해서도 마이스터고가 발전해야 한다. 나노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게 반도체, 기계, 소재 부문이니 졸업생들이 밀양나노산단이 아니고 삼성전자 등으로 튈 수도 있다. 그걸 막을 순 없다. 단 마이스터고생들은 100% 선취직 후졸업하도록 할 것이다. 일반 학교들도 학력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시에서 해야 한다. 나노산단 들어와도 산단 입주자들이 밀양서 교육을 못 시킨다면 문제다. 중소 도시에서 갖춰야 할 정도의 교육 인프라만큼은 만들 예정이다."

-세종병원 화재 이후 안전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고 들었다.

"노후 전기시설 교체 때 밀양시가 50%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지자체로서는 최초다. 세종병원 화재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었기에 실질적인 안전 점검 시책을 마련했다. 노후시설 전기 안전도 문제지만 교통사고도 잦다. 최근 경찰서장과 함께 도로 구조 등 안전시설 보완 문제를 검토해보고 있다."

▲ 취임 100일을 맞은 박일호 밀양시장이 이수경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 /박일호 기자

-밀양 연극제를 올해 중단 없이 치렀다. 앞으로 계획은.

"밀양에 먹고살기 어려운데 무슨 연극이냐, 하지 말자는 의견 많았다. 하지만 해보자고 생각했다. 올해 안 하면 정부·경남도 지원이 잘린다. 이윤택 사건을 터닝포인트로 삼고 싶었다. 17년 동안 연극제 성과는 있었다. 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 준 것은 사실이다. 올해 보여준 푸른연극제도 이윤택 때보다 못했다 말하지 않는 걸 보면 가능성은 확보한 것이다. 앞으로 '연극은 밀양'이란 것을 각인시켜나가야 한다. 연말까지 세련된 방향성을 찾을 것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