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원 문예진흥원장 후보 검증
자료 검토·질의답변 '시간 부족'

경남도의회가 5년 9개월 만에 인사 검증을 재가동했다. 하지만, 질의·답변 시간, 후보자 검증 자료와 검토 시간이 부족해 '옥석'을 가리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의회는 16일 오전 10시 30분 문화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윤치원(57)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했다. 윤 후보자는 도와 도의회가 지난 8월 28일 6개 도 출자·출연기관장 인사 검증 절차를 위한 협약식을 한 이후 처음으로 검증대에 올랐다.

▲ 윤치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 후보자가 16일 경남도의회에서 열린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위한 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청문회장은 준비한 질의를 조금이라도 더 하려는 의원과 '흐름과 맥락'으로 자세히 답변을 하려는 윤 후보자 사이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의원 한 명과 후보자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은 10분에 추가시간이 주어졌지만, 짧은 감이 있었다. 상당수 야당 의원들은 질의를 할 때마다 "짧게, 짧게 답변하라"라고 윤 후보자를 채근하기도 했다.

박우범 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은 후보자가 미리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의원들이 윤 후보자에 대한 자료를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7일 남짓이었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광주광역시의회는 통상 15일 전 인사검증 요청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 위원장은 음주운전 여부 등 도덕성 검증을 위한 자료도 다소 허술한 측면이 있었다고 짚었다. 박 위원장은 "윤 후보자 도덕성 검증을 위해 받은 자료는 전과기록 확인서와 신원조회 확인서 두 가지뿐이었다"며 "'수사기록 확인서'를 봐야 도덕성을 보다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는데, 사생활 침해 논란 등으로 자료를 못 받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후보자 정책 검증에서는 진흥원 분리가 쟁점으로 거론됐다.

박정열(자유한국당·사천1) 의원은 "김 지사 진흥원 분리 공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고, 박우범 위원장도 "언론을 통해 인수위에서 진흥원 기관 분리 연구용역 방안을 김 지사에게 보고하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후보자 생각은 어떠냐"고 묻는 등 진흥원 분리 문제에 대한 윤 후보자의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기능 정상화 요구가 많다고 알고 있고, 언론에 공식적으로 그렇게 발표한 적은 없다. 정상화를 이야기했고 분리 이야기는 당시 김경수 지사께 말씀드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 이날 도의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박우범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윤 후보자는 마산공업고와 창원대를 나왔으며, 경남영상위원회 위원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문화예술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경수 도지사 인수위인 새로운 경남위원회에서 사회분과장을 맡기도 했다. 윤 후보자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에 응모해 지난 1일 진흥원 이사회와 경남도 내부 절차를 거쳤다. 도는 지난 8일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요청서를 보냈다.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보고서 채택 여부는 오는 18일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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