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프로젝트, 바스티유서 '5대륙의 얼굴들'전시

"프랑스에서 이방인으로 오래 살았던 저는 이중의 부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삽니다. 외국인으로서 살았던 부재뿐만 아니라 한국에 돌아와서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느껴요. 'PAF 2018'로 텅 빈 무언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하효선 ACC 프로젝트 대표가 프랑스 파리에 간다.

17일 바스티유 디자인센터에서 'PAF(Phil Art Festival) 2018'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연다.

'제1회'라는 이름이 붙는 이번 전시는 창원 창동예술촌에서 에스빠스 리좀을 만들어 운영하는 하효선 대표와 남민주 쉼박물관 대표, 심은록 비평가 등이 모여 추진한, 한국에서 기획하고 만든 문화 행사다.

하 대표는 줄곧 국제 레지던시, 다원 지향 프로그램 등을 강조해왔다. 그녀는 활동 영역을 단순히 국제로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세계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확립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는 1999년 프랑스에서 한국문화협회를 만들어 2002년부터 5년간 '프랑스 그르노블 한국 설날 페스티벌'을 열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가 이에 대한 실험이자 도전이다. '5대륙의 얼굴들'로 선보이는 전시 큐레이팅은 심은록 비평가가 맡았다.

1~3층으로 나뉜 전시장에 한국 미술계를 지탱하는 예술가의 저력과 동시대 현대미술을 함께 내걸어 한국 전통적이면서 세계적인 작품을 알릴 계획이다.

백남준 작. /ACC 프로젝트

정도준 작. /ACC 프로젝트
백남준(1932~2006)의 '진화, 혁명, 해결', 남관(1911~1990)의 유화들, 문신(1923~1995)의 채화 작품, 권순철의 '홀로코스트', 정도준의 '유예' 등이 파리에 내걸린다.

김형기 중앙대 교수가 이끄는 'Lab DATE+'는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고 요셉 보이스(미국) 등 국외 작가도 참여해 삶을 예술작품으로 말한다.

문신 작. /ACC 프로젝트
'Lab DATE+' 작. /ACC 프로젝트
또 에스빠스 리좀의 국내 레지던시에 참여하는 오승언, 조성훈 작가도 파리에서 작품을 공개한다.

심은록 PAF 예술감독은 "국내외 작가 68명이 참여해 5대륙 사람들의 내면과 영혼을 선보인다. 그렇다고 타자가 내가 될 수 없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와 당신의 무한한 거리를 오가며 고민하는 예술가의 작업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ACC 프로젝트는 'PAF 2018'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젊은 작가 한 명을 뽑는 '유예의 상'을 진행해 한국과 국외를 잇는 국제 교류전의 연결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작가가 에스빠스 리좀 국제 레지던시에 참여한 후 'PAF 2018'에 작품을 내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창원이라는 농도 짙은 지역색을 가지고 프랑스에 가는 게 중요해요. 단순히 국외에서 전시를 한다고 국제 교류전이 아닙니다. 'PAF 2018'이 그 방법을 찾아봅니다."

전시는 20일까지. 여는 행사 개막일 오후 4시.

문의 070-8802-6438.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