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매운 법'
신장 열세 극복하고 조정 남자일반부 더블스컬 정상에

작은 고추가 확실히 매웠다. 전국최강 진주시청 조정 '단신 파트너' 심현보-남우승이 전국체전에서도 그 위용을 뽐냈다.

15일 군산 금강하굿둑 일원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조정 남자일반부 더블스컬(경량급)에서 심현보-남우승 조는 7분 10초 38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남우승은 지난 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했고 심현보는 첫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조정 남자일반부 더블스컬 결승경기가 15일 오전 전북 군산시 금강하굿둑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진주시청의 심현보-남우승(맨 왼쪽)이 금메달을 확정 짓고 배에서 일어나 환호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지난해 말부터 더블스컬 종목으로 호흡을 맞춰온 둘은 올해 3월 전국실내조정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5월 화천평화배조정대회에서 금 2, 은 1개를 획득하는 등 각종 국내대회에서 우승 행진을 이어왔다. 15개국 500여 명이 참여한 2018아시안컵 조정선수권대회에서는 국내 출전팀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8월 44회 장보고기, 9월 15회 K-water배 조정대회 경랑급 싱글스컬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펼쳐 한 차례씩 1·2위를 나눠 갖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1초 차이로 패해 자카르타-팔렘방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던 점이다. 하지만 둘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아시안게임 2위에 빛났던 김병훈-이민혁(이상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조(7분 17초 17)를 꺾으며 그 아쉬움을 일부 달랬다.

두 선수 선전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작은 신장 때문이다. 172㎝의 남우승과 177㎝의 심현보는 조정 선수 평균 키보다 10㎝ 정도 작다. 둘은 불리한 체격조건을 꾸준한 체력훈련과 월등한 팀워크로 극복해냈다.

강기배 진주시청 조정부 감독은 "보통 경량급 더블스컬 경기용 배 무게는 27㎏ 정도 된다"며 "둘은 그 무게보다 7~8㎏ 높은 배로 훈련을 이어왔다. 핸디캡을 극복하고자 흘린 땀이 이번 전국체전을 비롯한 국내외 대회에서 결실을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진양호를 낀 진주시 훈련 환경과 지원·선수·지도자의 삼위일체도 진주시청 조정팀을 전국최강으로 만든 요소"라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 근대5종 감독 출신인 아버지 권유로 조정을 시작한 남우승과 중학교 재학 시절 체육교사 추천으로 조정팀에 들어갔다는 심현보. '남 우승시켜준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상체와 하체 근육을 조화롭게 사용한다는 점이 좋아서' 더욱 조정에 매진했던 둘의 전국 제패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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