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산업 인프라 발판으로 벙커링 클러스터 구축 잰걸음
정부-LNG추진선 활성화 나서 민간 도입 땐 인센티브 벙커링 시설·기술 구축
경남도-기자재 국산화·기술력 방점 클러스터 사업에 1500억 원
LNG추진선 건조 경험 3개사, 선박엔진업체·시험연구기관 경남에 모여 있어 최적지

올해 5월 발표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 방안' 실행에 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가 분주하다. 주요 조선·조선기자재업체가 몰려있고, 부산항 신항을 둬 국내 '조선·항만 메카'를 자부하는 경남도도 관련 산업 진흥에 속도를 낸다. 도는 LNG벙커링(연료주입) 관련 기자재 국산화와 인증, LNG추진선으로 개조(Retrofit)에 필요한 기술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 내년 6월까지 두 연구용역을 거쳐 정부 예비 타당성 사업으로 제출해 국비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STX조선해양이 건조해 로열더치셸에 2017년 6월 5일 인도한 세계 최초 자동 로딩암 장착 6500㎥급 LNG벙커링선박. /STX조선해양

◇정부, 4대 전략 8대 추진 과제 살펴보니 = 정부 관련 산업 활성화 방안은 크게 4대 전략, 8대 추진 과제로 구성돼 있다. 4대 전략은 LNG추진선 도입 활성화, 건조 역량 강화, 운영기반 구축, 국제 협력 네트워크 확대 등이다.

8대 추진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부터 LNG 추진 관공선 추가 도입을 추진한다. 민간에서는 국내 선주사, 주요 화주(포스코·발전 공기업 등)와 논의해 LNG추진선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공공 30척·민간 70척 등 2025년까지 국내 LNG추진선 100척 도입을 실현하고자 국내 선사가 LNG추진선 건조 시 이자율과 보증료율 인하 지원, 노후 외항 선박을 LNG 추진선 등 친환경선박으로 대체 시 선가의 10% 보조금 지원 등을 한다. 또한, 제어시스템 개발, 중소형 컨테이너선 LNG연료공급시스템과 연료추진 엔진 개발 등 핵심 기술력 확보에도 나선다. LNG연료가스공급시스템(FGSS)·고압 펌프 등 핵심 기자재 성능 평가 등 국제표준을 개발해 표준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관련 기자재 성능 평가와 인증 체계 구축, 실증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는 원활한 LNG 벙커링 사업이 되도록 도시가스사업법·항만운송사업법·가스안전공사 지침 등 각종 법·제도 정비와 운영 기준 마련을 서두를 계획이다.

경남과 관련성이 큰 LNG벙커링 기반 구축에도 나선다. 우선 5개 주요 항만에 벙커링터미널을 구축한다. 부산항 신항과 울산항에는 각각 사업비 1조 원과 7000억 원을 들여 새 벙커링터미널을 만들고, 광양·인천·평택항(3개 항 3000억 원)에는 기존 LNG 인수기지를 보완해 벙커링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2025년 신규 벙커링터미널이 완공될 때까지 공백을 메우고자 그 기간까지 부산항 신항으로 들어오는 LNG추진선 연료주입은 통영LNG인수기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내년까지 모두 710억 원을 들여 LNG 선적 설비를 구축하고, 벙커링이 가능한 소형 LNG 운반선을 건조 중이다. 이 선박은 국내 최초 상업용 LNG벙커링선으로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이다. 내년 12월 운항이 목표다.

LNG벙커링 기술 기반 구축도 한다. Pipe to Ship, Ship to Ship 방식과 함께 다양한 벙커링시스템을 개발한다. 이미 사업비 260억 원으로 2014년부터 해상부유식 LNG벙커링터미널(Floating LNG Bunkering Terminal) 관련 기술개발을 해왔고, 연안 선박(소형 LNG추진선) 맞춤형 소규모 벙커링 시스템(Barge to Ship) 개발·실증도 올해부터 추진한다. 동해항에는 트럭에서 선박으로 연료를 넣는 소형 벙커링 설비를 갖췄다.

펌프·극저온 호스·증발가스(BOG) 제어장치 등 벙커링 기자재 국산화와 개발 제품 사업화를 지원한다.

◇경남도, 기자재 기술력 향상에 초점 = 경남도는 우선 해수부가 올해 안 입지 선정을 예고한 부산항 신항 내 LNG벙커링터미널 유치에 고심하고 있다. 인근 주민과 창원시 반발, 생태·환경 문제 등에 따른 갈등 조정과 대규모 'Pipe to Ship' 첫 사례라서 안전성 문제 해결, 연간 벙커링 선박 대수 정밀 예측 등이 관건이다.

벙커링터미널 이외에도 도가 준비 중인 사업은 많다. 도 미래산업국과 경남TP 조선해양에너지센터는 LNG벙커링 기자재 국산화와 LNG 추진선으로 개조 때 필요한 기자재 연구개발·엔지니어링 능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엄정필 경남TP 조선해양에너지센터장은 "STX조선이 로열더치셸(Shell)사가 발주한 LNG벙커링선을 건조했을 때 보니 여기에 들어간 핵심 부품이 대부분 수입 기자재였으며, 국산화율은 20% 이하였다. 이 기자재들은 벙커링선만이 아니라 연료추진선, 터미널 설비와 많이 공유된다. 이 분야 기자재 연구개발, 개발 제품의 성능 평가와 인증 체계 마련, 실증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LNG벙커링 (기자재)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LNG벙커링 클러스터 구축 사업'은 지난 6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연구용역을 맡겨 내년 6월께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사업이 확정돼 건립 중인 LNG벙커링기자재 시험인증센터(사업비 315억 원(국비 100억 원)·고성군 동해면) 인근에 기자재 설계·엔지니어링 지원센터, 실증센터, 전문 인력양성지원 인프라 구축 등을 추가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도는 전체 사업비를 1500억여 원으로 추산한다. LNG 추진선으로 선박 개조 시 필요한 기자재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능력 제고 지원 방안도 연구용역 중이다. 산업연구원에 맡겨 내년 6월께 나올 예정이다. 이 사업은 LNG벙커링클러스터 예정지 인근에 국내 유일 중대형 선박 수리·개조(Retrofit) 사업을 하는 삼강S&C(옛 STX조선 고성조선소)가 있는 점을 토대로 했다.

국비 지원 사업 준비와 별도로 친환경선박 유망품목 기술개발과 사업화 지원에 160억 원을 자체 투자한다.

도는 경남이 관련 인프라 구축에 최적지임을 내세운다.

조현준 경남도 산업혁신과장

조현준 도 산업혁신과장은 "LNG추진선과 LNG벙커링선 건조 경험이 있는 국내 5개 조선사 중 3개사(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STX조선해양)가 경남에 있다. 극저온밸브를 제작하는 피케이밸브·디케이락 등도 있고,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모든 국내 선박엔진업체(HSD엔진·STX중공업·STX엔진)도 모여 있다"며 "LNG 관련 소재·기자재 시험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 LNG극저온기계기술 시험인증센터는 김해,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경남분원(기자재시험인증센터)은 거제에 있는 등 관련 시험 인프라도 있다. 소재 전문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창원)를 포함해 경남은 LNG추진선과 벙커링 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조 과장은 "이런 경남의 강점을 내세워 두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내년 6월 이후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분석기관 간 다소 시차는 있지만 선박 분야 LNG 산업 확대는 명확하다. 경남은 이들 산업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하고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획기사는 경남테크노파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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