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발전 가능한 콘텐츠로 자리잡아야

'이윤택 미투 사태' 이후 밀양연극촌 오명을 탈피하고자 젊은 연극인들이 중심이 되어 새롭게 탈바꿈한 '2018 밀양푸른연극제'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밀양연극제가 지속발전 가능한 밀양시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까.

◇숫자로 본 푸른연극제 = 17년간 이어져온 밀양 대표 축제를 중단 없이 이어가고자 열린 밀양푸른연극제는 예년(12일)보다 짧은 5일간 일정으로 진행했다. 그럼에도 유료 입장객이 지난해 9800명에서 올해 8200명으로 비슷한 실적을 거둬 연극 마니아층이 형성됐음을 나타냈다. 푸른연극제는 '치유·성찰·새 희망'을 주제로 한 초청작 12편, 낭독공연 공모 선정작 7편, 밀양시민생활예술 프린지 공연 10편 등 총 29편 작품이 공연됐다. 연극배우와 스태프 201명이 관객 1만 1700여 명과 만났다.

폐막작 신구·손숙 주연 <장수상회>. /밀양시

◇앞으로 방향은 = 밀양시는 이른 시일 내에 내년 연극제 방향(콘셉트)을 결정하고, 연극제·연극촌 명칭과 개최 시기·기간 등을 정할 계획이다. 용역 중인 연극촌 명칭은 내년 상반기에 확정된다.

연극제 기간에 열린 '전문가 포럼'은 밀양 연극제 방향을 고민하는 촉매제가 됐다. 포럼 내용은 '축제가 발전하려면 콘셉트를 잘 잡아야 한다. 축제 기간에 지역 특성이 두드러지는 콘퍼런스를 함께 열어야 한다. 요즘 축제 흐름은 실내에서 야외로 이동하고, 멀티미디어와 결합하며, 시민과 관객이 참여하는 것이다'로 축약된다.

최영태 시 문화관광과장은 "포럼 내용들이 연극제 방향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요가 콘퍼런스와 밀양강 오딧세이 등을 연극제와 잘 접목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일호 시장은 "연극촌 시설 정비, K-스타 아카데미 등 시스템이 갖춰졌고 푸른연극제를 통해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젊은이와 기성작품을 어떻게 연결할지, 밀양이 연극 메카가 되도록 어떻게 업그레이드할지 곧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개·폐막식 의전 행사·시민의식 '옥에 티' = 개막 행사는 밀양시장과 시의회 의장·경남도 문화 담당 국장 인사말뿐 아니라 참석한 시의원과 기관단체장까지 일일이 소개하며 시간을 끌었다. 유료인 폐막작 공연 직전의 폐막식은 짧았다. 그래도 밀양시장·의장 무대 인사는 사족이었으며, 안태경 추진위원장 폐막 선언만 했어도 충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 의식도 옥에 티였다. <만리향> 작품을 보기 전 휴대전화를 끄라는 공지를 여러 번 했음에도 공연 도중에 휴대전화 벨소리가 10회가량 울려 공연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창원에서 온 관람객은 "아직도 생색내는 의전 행사가 근절되지 않았구나 싶어 짜증이 났다. 연극에만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연극 메카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관람객을 위한 품격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