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화 복귀 반겼지만 방문객 유치 저조

진주남강유등축제가 4년 만에 무료화(입장료)로 복귀했지만 태풍 등 악재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1일 개막해 14일 막을 내린 남강유등축제가 대체로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15일 밝혔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까지 계속 밝혀왔던 축제 방문객·수익·지역경제 효과 등에 대해 올해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2014년 당시 시는 '관람객 280만 명, 지역경제 파급효과 1600억 원'이라고 발표했지만 시가 '허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그때와 비교되는 통계를 발표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들은 3년간 유료화 논란으로 적잖은 갈등을 빚었던 축제가 올해부터 무료화한 점은 반겼지만, 축제 자체로는 낮은 점수를 줬다.

축제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인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축제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1) 씨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렵지만 지난해 유료화 때보다 매출이 절반에 그치는 등 오히려 적자를 봤다"며 울상을 지었다. 한 택시기사도 "2014년에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몸살을 앓을 정도였지만 올해는 축제장 안팎 도로의 소통이 원활했다. 무료로 전환했지만 방문객이 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축제장 입장료는 무료화했지만, 남강을 건널 수 있는 부교 통행료를 인상하면서 무료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부교 통행료는 2014년 편도 1000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편도 2000원, 1일 통합권은 5000원을 받았다. 2014년 50만 명이 부교를 건너 5억 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통행료를 배나 올렸는데도 수익은 6억 원 정도(비공식)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진한 성적은 제25호 태풍 '콩레이' 북상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축제 첫 주말인 지난 5·6일 양일간 휴장한 영향도 크다.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일부 유등은 다음날 제대로 불을 켜지도 못했다. 유등을 밝히는 야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 점도 악재였다. 축제 개막식 때는 올해 처음 도입한 드론아트쇼를 펼치던 드론 가운데 10여 대가 교신 장애로 추락하면서 자칫 안전사고가 날뻔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맹해영 경상대 경영학과 교수는 "축제를 무료화했지만, 축제 비용은 결국 시민 세금으로 충당된 점을 고려하면 유료나 다름없다"며 "보여주기식 축제가 아닌 새로운 기획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제 관계자도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아 알 수 없지만 관람객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를 면밀하게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