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사립유치원 참여 거부 여전

온라인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인 '처음학교로'가 11월 1일 유치원 원서 접수를 시작하지만 올해도 사립유치원 참여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경남 사립유치원 약 270곳 중 3곳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했지만 올해 참여 의사를 밝힌 유치원은 한 곳도 없다.

이에 대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학부모 편의를 위한 시스템에 사립유치원이 조직적으로 협조하지 않는데, 교육 기관이 지원부터 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무조건적인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국에 확대 시행한 '처음학교로'는 어린 자녀를 원하는 유치원에 입학시키고자 학부모들이 밤새 줄서는 폐단을 막고자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해 도내 유치원생 77%를 수용하는 사립유치원이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모집 방법"이라며 참여를 거부했고, 3개 유치원만 참여했다.

올해도 동참 의사를 밝힌 도내 사립유치원은 한 곳도 없다. 지난 9월 교육부 사전조사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4090곳 중 3%도 안 되는 100여 곳만 참여해 올해도 반쪽짜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사립유치원 자율성 훼손을 주장하며, 형평성 있는 학부모 지원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교육부-교육청 공동 점검회의를 열어 "조례 제정을 통해 사립유치원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은 없다. 경남교육청도 지난해 박 교육감 발의로 조례 제정을 추진했지만 원아 모집·선발시기를 원장이 정하도록 한 유아교육법에 상충하고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처음학교로'를 통해 유아 선발을 하도록 조례를 만든 서울 역시 9월 사전조사에서 동참의사를 밝힌 사립유치원은 6.14%(635곳 중 39곳)에 그쳤다. 사립유치원이 3곳밖에 없는 세종도 조례가 있어도 동참하겠다는 유치원이 없다. 조례 제정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15일 월요회의에서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의 이용 부담을 줄여야 하는 데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과 업무 공공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하다. 국가 지원과 교육기관 협조는 같은 목적으로 같이 노력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지원부터 하라고 하는 것은 전후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사립유치원 단체가 추가적인 재정지원을 요구하며 '처음학교로' 참여를 집단 거부하거나 일선 사립유치원 참여를 방해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처음학교로' 불참으로 공립 유치원에서 떨어지는 학부모들은 여전히 현장 접수와 추첨 과정을 밟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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