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재능×메달제조기 '화룡점정'
범어고 강효민, 부상에도 우승
백두흠 코치 발굴·지도로 성장
"기술습득 빨라 더 발전할 것"

14일 익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고부 경기에서 양산 범어고(교장 김진희) 강효민이 높이뛰기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강효민은 165㎝를 뛰었다.

강효민은 전국체전(소년체전 포함)에서 금메달만 4개째다. 강효민은 성산초교 6학년 때 소년체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어 중학교 1학년 때는 3학년들의 위세에 눌려 동메달에 그쳤지만 중2·3 때 잇따라 금메달을 목에 건 후 고1인 올해 처음 출전한 전국체전에서까지 가장 높이 뛰어올랐다.

이날 금메달은 강효민이 부상에서 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룬 것이어서 더 의미있다. 개인 최고 기록인 17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금메달을 확정짓고는 더는 도전하지 않았다. 이제 고1이니 무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강효민은 "경기를 포기한다는 심정으로 왔는데 금메달을 따내 더 기쁘다"며 "단기적으로는 182㎝인 부별 신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제99회 전국체전 육상 여고부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양산 범어고 강효민(왼쪽)과 백두흠 코치가 파이팅을 하고 있다. /정성인 기자

이런 강효민의 맹활약 뒤에는 백두흠(50) 코치가 있다.

백 코치 자신이 높이뛰기와 멀리뛰기 선수 출신으로 경남체고와 경남대를 졸업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23년 전 양산 북정초(교장 조영선)에 시설관리주무관으로 부임했다. 공식 직책은 그렇지만 실제로는 육상 코치 역할이 부여됐다. 그때부터 양산에서 줄곧 높이뛰기, 멀리뛰기, 삼단뛰기 3종목을 지도하고 있다.

올봄 소년체전 기간에는 북정초 선수를 데리고 나와 금메달을 따내는 등 북정초에 2년 연속 금메달을 안겨주기도 했다. '메달 제조기'라 불릴 만하다.

지금은 본래 직책인 북정초 시설관리직으로 복귀했지만 퇴근 후 양산공설운동장에서 양산지역 초·중·고 육상선수 6명을 가르치고 있다. 퇴근 후라고는 하지만 조영선 교장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강효민이 금메달을 딴 성산초에서 교감을 했던 조 교장은 "양산지역 재능 있는 선수들을 잘 이끌어 달라"는 당부를 하면서 편의도 많이 봐주고 있다는 전언이다.

강효민도 백 코치가 발굴했다. 초등학생 시절 학예체전에 달리기 학교 대표로 출전한 강효민을 보고 백 코치가 높이뛰기를 권했던 것.

그렇게 시작한 높이뛰기 첫 소년체전 출전에서 강효민이 금메달을 딴 높이가 160㎝였다. 이 기록은 초등부 기록 중 3번째로 높은 것이다. 특히 그 이전 2개 기록은 모두 30년도 더 전에 달성된 것이어서 강효민의 초등부 기록이 더 눈에 띈다.

백 코치는 강효민에 대해 "높이뛰기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발목이 좋다"며 "기술습득 능력도 좋은 데다 성실해 얼마나 더 발전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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