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당>에 나오는 대사 한 구절이다. 아주 솔직한 욕망의 표현이다. 왕손이지만 '상갓집 개'로 불릴 정도로 몸을 낮추며 살았지만, 후손 2대가 왕이 될 수 있다는 터를 두고 영화 속 흥선군이 한 말이다. 또 이 영화에서는 '명당이란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땅의 기운'이라고도 가르쳐준다.

우리 사회는 운명까지 바뀌지 않더라도 좋은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보인다.

아주 일부라고 해도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라는 걸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가지는 부동산에 대한 선호가 제법 긴 세월 축적된 사회적 선망으로 보인다.

영화에 나오는 목숨을 건 명당 쟁탈전만큼은 아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급등주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명당을 좋아하는 심리가 주식 시장에도 옮겨 온 건 아닐까?

이왕 묘지를 골라야 한다면 가장 좋은 터를 고르는 게 좋고 누군가가 투자를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사자마자 가장 빠르게 시세가 오르고 매일 최대한 많이 오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영화에서 문제는 2대까지만 왕이 되고 나면 후손이 없고 나라가 망하는 땅이라는 점이다. 짧은 시간인지 긴 세월인지 잘 분간이 안 되지만 다음이 없다는 설정이다.

아들, 손자가 왕이 된다는 면에서 보면 대단한 자리 같아 보이지만 미래가 없다. 단기 급등주가 그렇다. 당장 수익 내고 빠져나오면 되지 싶지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로 끝난다.

실적이나 기업 가치의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 단기 급등주라면 지속적 상승이 어렵다. 영화에서 천세 만세 부귀와 영화를 누릴 대명당을 원하듯 하루 상한가보다는 이틀 상한가가 좋고 이틀 상한가보다는 사흘, 나흘 상한가가 더 좋지 않은가? 명당에 묘를 쓰기 위해 아버지도 살해한다. 끝없이 부풀어 오르는 욕망이라는 면도 닮았다.

단기급등주나 테마주 매매는 안 하는 게 최상이지만 꼭 하려면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 산 주식의 주가가 올랐을 때 이익 실현을 잘 하려면 높아지는 욕심을 살짝 내려놓아야 한다.

강병규.jpg

살 때 미리 내려놓을 지점을 정해 두면 냉정해져야 할 때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 천세 만세 부귀영화를 가져다줄 명당이 없듯 매일매일 쉬지 않고 올라갈 주식도 없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