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장척저수지 인근 야생조수 분변에서 발견돼 불안을 던졌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저병원성으로 최종 결론 나 천만다행이다. 저병원성은 전염성이 크지 않은 데다 폐사율도 높지 않은, 다시 말해 음성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일단 위험은 면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일주일 가깝게 묶여있던 일대 가금류와 사육 조류 이동금지조치가 해제돼 농가도 시름을 덜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완전하게 괜찮아졌다고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철새가 남하하는 계절을 맞은 터라 언제 어디서 돌발변수가 터질지 안심할 수 없다. 실제 증세를 보인 개체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야외 가검물에서 추출된 예찰 결과인 만큼 필요 이상 놀랄 일은 아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빨리 들이닥친 경계경보인 탓으로 차후의 선악을 예단할 처지는 아니다.

장척저수지는 물속 플랑크톤과 영양물질이 풍부해서 고기 서식환경이 좋고 자연히 철새들이 대거 찾아든다. 중부지방까지 온 철새가 이곳으로 영역을 넓히기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비록 음성 판정이 나기는 했으나 마음을 놓아서 될 일이 아니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로 닭을 비롯한 가금류 600여만 마리가 살처분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조류인플루엔자가 번지기라도 한다면 농가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처리비용으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막심하다. 경남은 다행히 청정지역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이번에도 무사통과 된다고 자신할 수 없다.

경남도는 24시간 비상체제로 예찰활동을 펴 청정지대 기록을 재확인한다는 각오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먼저 공들여야 할 것은 가능한 한 야생조수류의 농가 접근을 막는 일이다. 말처럼 쉬울 수는 없겠지만 꼼꼼한 방역과 축사관리를 통해 병원균이 뚫고 들어올 틈새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다. 최대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는 탐방객은 물론 일반인들의 발걸음을 봉쇄함으로써 원천적으로 원인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농가의 협조도 필수조건일 것이다. 당국과 보조를 맞춰 준수사항을 이행하고 빠른 신고체제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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