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프란치스코 교황 초청 의사
북한 국제사회 일원으로 인식 계기되길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입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께서 남북 정상 회담 중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초청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이미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 회담을 지켜보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남북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을 지지한다"고 말씀하셨고, 6월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도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시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표명하시고 기도를 요청하셨습니다.

교황님의 말씀이 그냥 한 개인의 말씀이 아니라, 국제적 지지를 얻어야 하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노력에 대한 든든한 동반자의 큰 말씀으로 울리기에 반갑습니다.

교황님 방북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2014년 교황님 방한 때가 떠오릅니다. 이때 저와 뜻이 맞는 여러분이 북녘 동포 신자들을 초청하여 교황님을 함께 맞이하자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그 목적으로 본보에 기고하였습니다. 조금 옮겨 보겠습니다.

2014년 4월 18일 자 여론·칼럼 3·15광장 '기고' "북녘 동포들도 교황님과 함께"

(…) 8월 14일부터 교황님께서 우리나라를 방문하십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고, 천주교를 떠나서 많은 사람이 큰 기대를 하고 기다립니다. 교황님 방한 기간에 (…) 북측 신자들을 초청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야말로 시골의 보잘것없는 일개 신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저부터 시작하여, 한 분 한 분, 종교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남북통일의 꿈을 안고 여론을 만들어 간다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북측의 신자들을 초청하는 일이 천주교라는 한 종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천주교 매체가 아닌 일반 신문에 기고합니다. (…)

결국, 저희 바람은 무산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단체와 언론에서 관심 가져 주었고, 가톨릭 내부에서도 북녘 신자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의 노력을 기억하시고 이번 제안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늘 준비하고 염원하며 실천하다 보면 좋은 일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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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께서 이달 18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다고 합니다. 교황님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밝힐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이 초청을 기쁘게 여기시고 윤허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교황님의 방북은 단순히 한 종교 수장의 방북이 아니라, 북한을 국제 사회의 확실한 일원으로 인정하는 인식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하며 악전고투, 고군분투, 노심초사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의 염원을 이루는 작지만 의미 있는 한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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