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8개월·인천 33개월
전체 공급량 절대적 부족
지역 수요 맞춤 건립 안돼

김해지역 임대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는 ㄱ 씨는 난감한 상황을 털어놓았다.

"예비 입주자로 뽑혀 6번째 순번인데 9개월째 기다리고 있다. 지금 사는 집은 사정이 있어 두 달 내 비워야 한다. 임대아파트 입주를 계속 고대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집을 구해야 할지 고민이다."

ㄱ 씨 처지가 특히 애매한 이유가 있다. 도내 임대주택 평균 입주 대기기간이 '10개월'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1일 김영진(더불어민주당·경기수원팔달) 의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남지역 LH 공공 임대주택 평균 대기기간은 10개월이었다.

이 자료는 지난 6월 기준으로, 대기기간은 예비입주자 선정일로부터 계약일까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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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도내 영구임대주택·국민임대주택 모두 평균 10개월의 대기기간을 나타냈다. 도내 대기자 수는 영구임대 985명, 국민임대 2876명이었다.

경남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제주 영구임대주택 같은 경우 무려 68개월, 인천 영구임대주택은 33개월가량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영구임대주택은 14개월, 국민임대주택은 12개월의 평균 대기기간을 보였다.

이러한 대기기간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공공 임대주택 대기자 수가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기기간도 상당히 길다는 것은 공공임대주택 전체 공급량 부족과 함께 지역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런데 9월 기준으로 경남지역 국민임대 42가구는 공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편으로 공가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이는 LH에서 공급 계획을 세울 당시부터 입주 희망자들이 원하는 지역이 아닌 곳 또는 수요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LH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나타냈다. 본사 관계자는 "영구·국민임대주택은 현재 입주민들이 대부분 돌아가실 때까지 사신다. 이 때문에 특히 저소득층 수요가 많은 곳은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주택을 새로 지으려 해도 일대 주민들 반대가 있어 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너무 외지에 지을 수도 없다. 임대 주민들 생활 편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으로 임대주택은 부동산시장 침체지역에서는 좀 더 난감한 상황에 놓여 있기도 하다. 공급 과잉과 맞물려 시기 조절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주택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LH 임대주택은 전국적으로 72만여 가구에 이르며, 이 가운데 국민임대 48만 234가구, 영구임대 15만 449가구 등이다. 경남은 국민임대 3만 2762가구, 영구임대 4882가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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