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3개월 만에 17일부터 동유럽 시찰
군정 파악·예산 심의 준비보다 급한가

선출직 공직자들인 국회의원을 비롯해 광역의원, 기초의원까지 국외연수가 보편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국외연수를 갈 때 '외유성'이라는 지적과 비난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제8대 산청군의회가 개원한 지 3개월여 만인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간 일정으로 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독일 등 동유럽으로 연수를 간다. 이 연수에는 전체 의원 10명 가운데 신동복 부의장과 안천원 의원 등 두 명을 제외한 8명 의원과 의회사무과 직원 4명 등 모두 12명이 가게 된다.

의원들 1인당 3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의원들에게만 들어가는 예산이 2400만 원이다.

이번 연수가 그렇게 급하게 해야 하는 의정활동인지 모르겠다. 개원한 지 3개월이 아니라 3일이라도 시간을 다툴 만큼 급한 상황이면 국외연수를 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 개원 3개월 만에 산청군정을 얼마나 파악했는지 모르지만, 지금 시기에는 군정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고 12월 초 있을 내년도 예산 심의 준비가 더 급한 의정활동이 아닌가 싶다.

여기다 의원들이 예산을 지원받아 국외연수를 가지만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지적 배경에는 군의원들이 국외연수를 많이 다녀왔지만, 집행부에서 시행하는 각종 정책에 반영된 사례가 거의 없어서다. 혈세로 국외연수를 다녀왔다면 예산보다 몇 배 효과가 나타나야 예산을 지원받은 의원 국외연수가 제대로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몇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국외연수에 들어간 예산만큼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이번 연수지역이 동유럽이다. 모든 여건과 환경 등이 산청군과 전혀 다른 동유럽에서 무엇을 배워서 산청군정에 접목한다는 것인지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일정 중 오스트리아 유엔 사무실을 방문해 국제기구 운영실태를 비교시찰한다고 하는데, 산청군정과 국제기구 운영실태에 대해 무엇을 비교시찰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국외연수가 산청군보건의료원에서 매년 시행하는 군민건강걷기 대회 일정마저 바꾸었다. 군보건의료원은 애초 오는 18일 군민걷기 대회를 열기로 계획했다가 군의원들이 군민들의 행사인 걷기 대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일정을 애초보다 이틀 앞당겨 의원들이 연수를 가기 전날인 16일로 변경했다.

군의원들이 산청군에서 치르는 행사를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크게 효과가 없는 국외연수를 개원 3개월여 만에 꼭 가야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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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이 연수 경비를 자부담한다면 이렇게 국외연수를 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불과 4개월 여 전 선거를 치를 때 어떤 마음으로 선거를 치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산청군민 건강걷기 대회 일정까지 변경하고 집행부의 정책에 반영이 거의 없을 만큼 효과가 없는 군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언제쯤이면 외유성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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