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경남지역에서 지난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지역은 창원 월남동 4가 영생아파트 부근과 진주 장대동 제중의원, 통영 태평동 중앙새마을금고 본점, 김해 부원역 부근으로 나타났다.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장소를 살펴보면 시장, 병원 등 노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자연발생적으로 노인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보행 사망자 중 노인 사망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작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 사망자는 40%지만, 그중 노인 보행 사망자는 54%로 보행 교통사고 중 노인이 가장 취약한 실정이다.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는 무단횡단을 하는 노인보행자의 탓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단횡단하는 노인 보행자를 탓하기에 앞서서 우리 사회가 노인 보행자가 정말 길을 쉽고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안전한 보행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가정 먼저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시 동대문구 경동시장 일대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전국 1위였으나 동대문구와 동대문경찰서에서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차량 제한속도 하향과 중앙분리대 설치로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25명에서 올해 7월까지 7명으로 줄었다.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하고 지역실정에 맞게 대처한 결과이다. 노인보행자가 사고가 자주 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안전하고 길을 건너기 쉽게 시스템을 고치는 정책당국의 능동적 대처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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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라면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는지, 육교나 지하보도와 같이 노인보행자에게 불리한 장소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무단횡단이 많은 장소라면 건널목이 합리적으로 설치되어 있는지, 녹색 신호 시간이 노인을 배려하고 있는지, 보행자 사고를 유발하는 구조물이나 불법주정차 차량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동시에 이런 시스템에 맞게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거나 노인의 움직임을 살피고 배려하는 적극적 운전자세가 노인 교통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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