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10개가량 이전 가능성
창원·양산·진주 물밑작업 시작

수도권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이 거론되면서 전국적으로 이전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경남 자치단체에서도 본격화됐다.

이에 혁신도시를 유치한 진주시는 '준혁신도시 사태'까지 언급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4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언급하면서 불이 붙었다. 자치단체들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혁신도시 시즌2'를 완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유치 경쟁에 발 벗고 나섰다.

현재 122개 지방 이전 대상기관 가운데 기관 특성상 이전이 어려운 곳을 제외하고 100개 안팎이 가능한 것으로 보여 경남에도 10개가량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12일 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경남에 혁신도시가 있는데 20여 개의 공공기관이 이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기존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이 이전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하지만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일 이해찬 대표를 찾아 시정의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면서 공공기관의 분산 이전을 요구했다. 허 시장은 창원 이전 대상으로 한국국방연구원과 해양환경관리공단·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을 꼽았다. 이어 허 시장은 지난 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경남도와 사전조율이나 공감대가 형성됐느냐'는 질문에 "공공기관 창원 분산 이전에 대해 김경수 경남지사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양산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정숙남 양산시의원(자유한국당·비례)은 지난달 21일 5분 발언에서 "대구는 전략 마련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고, 울산과 전북은 대응 TF팀 구성을 완료하고, 대전과 충남은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유치 작업에 들어갔다"며 "양산도 2004년 공공기관 유치에 실패한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더욱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열린 조규일 진주시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전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다른 곳에서 있다'는 질문에 대해 조 시장은 "도내 혁신도시가 없는 시·군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에 관심이 많을 것이며 혁신도시를 유치할 당시 마산과 경쟁했듯이 창원뿐 아니라 다른 도시도 그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이런 현상은 경남만의 특징은 아니며 다른 시·도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도시 유치 당시 지역 시민단체에서 많은 노력을 했고 최근에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유치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시민단체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 시기가 되면 시도 유치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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