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울 단체장 토크쇼서 눈길…오거돈 시장 "화합 의미"
동남권 정권교체 책임감 공유 '도민바라기'행정 다짐

부산항 대교를 배경에 두고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 설치한 토크 콘서트장에 때아닌 '판문점 도보다리' 모형이 등장했다.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나눈 도보다리는 '한국전쟁 이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신 남북 평화 시대'를 상징하는 곳이 됐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오거돈 부산시장·송철호 울산시장은 10일 '도보다리'에 앉아 '부산·울산·경남 100일의 변화, 없었던 길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10일 '부산항 국제전시 컨벤션센터'에서 김경수 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이 판문점 도보다리 모형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남도

오거돈 부산시장이 밝힌 이날 토크 콘서트 개최 의미는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는 '도보다리'의 등장을 일면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오 시장은 "오늘 우리의 만남은 없던 길을 찾아가는 자리다. 사실상 부울경은 한 뿌리였음에도 지금까지는 지역 이기주의적 발상에서 갈등이 양산되고 반복하는 세월만 흘렀다. 옳게 해결된 일이 없다. 이제 드디어 새로운 출발이다. 경계를 넘어서 과거 한 뿌리였던 지역끼리 함께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단체장의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으며 가벼운 농담도 넘쳐났다. 오 시장이 "경·부·울이 한 뿌리"라고 발언했을 때 김경수 지사는 "한 뿌리의 뿌리는 경남인 걸 아시죠?"라고 받아넘겼는가 하면, 김 지사가 송철호 울산시장의 '칠전팔기 선거전'을 언급하려 했을 때 송 시장은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손사래를 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동남권 상생 발전'을 외치는 가운데서도 '동남권 정권교체'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자리로도 비쳤다.

오 시장은 "100일이 쏜살같이 흘렀다. 근데 그 쏜살보다도 시민들은 변화의 속도가 더 빠르기를 원하는 거 같다. 그 논리대로라면 23년 동안 보수 정당이 해놓은 걸 우리가 바꾸는 입장이니 우리도 20년 정도는 해야 제대로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뼈 있는 농담을 했다.

김경수 지사는 "30년 가까이 부울경 정권이 한 번도 바뀌지 않다 보니 자신들을 찍어주는 도민들보다는 공천자를 위한 정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시민과 도민만 바라보는 행정이 가능해졌다는 게 이번 지방선거의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근 리얼미터의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지지율 조사'에서 17개 광역 단체 중 경남·울산·부산이 공교롭게도 나란히 14·15·16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지적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에 대해 오 시장이 "어려운 질문"이라며 김경수 지사에게 답변을 넘겼고, 김 지사는 "경·부·울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00일 업무로 성과를 내기엔 짧은 기간이기도 하고 우리가 제시하는 방향이 도민들과 시민들께 더 체감될 수 있게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세 단체장이 상대 자치단체에서 본받거나 가져왔으면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공통질문 시간도 마련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경남의 넓은 면적과 지역별 다양성'을 꼽았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울산의 선제적인 수소경제 시스템'을, 송철호 울산시장은 '부산의 문화 저력'에 부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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