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게시판 비판글 올라와
경남경찰청 감찰 진행 중
서장 "지인 부른 것"해명

경남지역 한 경찰서장 퇴임식을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경찰관은 최근 자신이 소속된 경찰서 서장(총경) 퇴임식에 대한 비판 글을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썩은 총경 계급장에 돌을 던진다'라는 제목의 이 글은 10일 현재 조회 수 3만 4000회를 기록했고, 댓글도 180여 개 달렸다.

이 경찰은 지난 4일 "30년 근무한 경위 이하 하위직 경찰관은 동료 직원과 점심 한 끼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초라한 퇴임식을 치르는데 1년여 근무한 경찰서장은 강당에서 밴드와 가수를 초빙해 성대한 퇴임식을 하고 떠나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또 경찰은 "서장 퇴임식은 지방청에서 12월 말경 하는 것이 맞는 이치인데 왜 우리 경찰서에서 이임식이 아닌 퇴임식을 해야만 했을까"라고 비판했다.

논란 당사자인 서장은 7월 31일 경찰서 강당에서 은퇴식을 했고, 이날 지인과 경찰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장은 지난 7월 말 이임 후 공로 연수 중인데 연말에 퇴임할 예정이다.

경찰은 "부족한 인원을 충원해달라고 사정하고 잘못된 성과 평가를 바로 잡아달라고 해도 무시했다"며 "부하직원의 아픔이나 근무여건 개선은 관심 자체도 없었다"는 주장도 했다. 또 "이임식이 끝난 후 공용물품인 관사 이불까지 가져가는 조직의 수장이었던 비인간적 뒷모습에 부하직원들의 마음을 무엇으로 다 표현할 수 있었을까"라며 "참으로 서글픈 생각과 분노를 넘어 한없는 절망감과 배신감, 어이없는 상실감마저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총경은 '호화 퇴임식'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시인이어서 지인이 많다. 언제 퇴임하느냐고 계속 물어서 경찰서 강당에서 행사를 한 것이다. 경찰 직원의 동호회에서 밴드 공연을 한 것이고, 가수도 지인이다. 공연을 위해 밴드, 가수를 부른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퇴임식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로 연수 중이어서 퇴임식 자체가 어려워서 은퇴식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인원 충원 요구 등 업무에 대한 지적에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총경은 "충원을 하고 싶어도 들어오려는 인력이 적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관사 이불을 가져간 부분에 대해서는 실수로 가져와서 돌려줬다고 했다.

총경은 "서장, 참모 등을 하면서 객지 생활을 많이 해서 내 짐도 가지고 다니기 버겁다. 챙겨온 짐 속에 확인해보니 이불 속 얇은 패드가 있었다. 실수로 딸려온 것이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 지적에 맞대응을 하면, 긁어 부스럼이 될 것 같아 맞대응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부터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행사 비용 등에 대한 감찰을 벌이고 있다. 경찰서는 "행사 비용은 다과 20만 원에 플래카드, 탁자 위 꽃 등의 비용을 썼다. 일반 직원도 작년에 비슷한 비용을 들여서 퇴임식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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