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혈액방사선조사기 54대 모두 감마선식…외국은 교체

수혈 부작용으로 발병할 수 있는 '이식편대숙주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국내 혈액제재 방사선 조사기가 모두 세슘을 사용한 감마선식 조사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바른미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돼 사용하는 혈액방사선조사기 54대 모두 감마선식이다. 또한 54대 중 76%(41대)가 제조된 지 10년 이상 지난 노후 조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편대숙주병은 수혈한 혈액 내 T-림프구가 수혈받은 환자의 정상 조직을 공격하는 것으로 발병률은 0.5% 미만이지만 치사율은 100%로 치료 방법이 없다. 사전 예방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문제는 이식편대숙주병을 막고자 국내에서 사용 중인 혈액방사선조사기 모두가 세슘을 사용한 기계여서 피폭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85년 브라질 고이아니아에서는 방사선 치료장비 내부의 세슘이 유출돼 249명이 오염진단을 받고 11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세슘 위험성 때문에 감마선식 대신 X-레이를 사용하는 혈액방사선조사기로 교체하고 있다. 캐나다와 독일, 이탈리아는 90년대부터 정부가 나서서 세슘을 사용한 혈액방사선조사기 사용을 규제하고 있고, 프랑스와 노르웨이도 모든 방사선 조사기를 비방사능 장비로 대체 중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후 일본은 세슘의 일본 내 반입을 금지해 혈액방사선 조사기 80% 이상을 X-레이 방식으로 전환했다.

최 의원은 "국외처럼 우리나라도 안전한 X-레이식 혈액방사선 조사기로 교체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안전과 조사의 정확성을 위해서라도 10년 이상 노후화된 기기의 교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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